"중동전쟁, 일어나서는 안 될 일" 미국 개입 우회 비판한 中

파이낸셜뉴스       2026.03.08 18:10   수정 : 2026.03.08 18:09기사원문
왕이, 트럼프 방중 앞두고 기자회견
직접 비판 피하고 미국과 협력 언급



중국 외교사령탑인 왕이 외교부장(사진)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에 대해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이라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즉각적인 휴전과 정치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는 31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과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고위급 교류를 위해 불필요한 방해를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교 분야 기자회견에서 올해 중국 외교정책 방향 등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의 전인대 기자회견은 2014년 이후 12번째다.

왕 부장은 "중동이 전쟁의 불길에 휩싸인 상황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본래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이며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전쟁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재앙을 부르는 수단으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는 중동 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으로 국가 주권 존중, 무력 남용 반대, 내정 불간섭, 정치적 해결을 제시하며 미국의 간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힘이 강하다고 해서 도리가 강한 것은 아니다"라며 "세계가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중미 관계는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양국이 교류하지 않으면 오해와 오판이 생기고 결국 충돌과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중미 모두 대국이어서 서로를 바꿀 수는 없지만 서로를 대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며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평화 공존의 원칙을 지키고 협력과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고위급 교류 일정이 이미 논의되고 있는 만큼 양측이 충분한 준비를 하고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측은 존재하는 이견을 관리하고 불필요한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관계가 악화한 일본을 향해서는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올해가 도쿄재판 80주년이라는 점을 언급한 뒤 "역사는 일본에 다시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준다"며 "일본 국민이 눈을 똑바로 뜨고 다시 과거의 길을 되풀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의 내정"이며 "중국의 대만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본이 어떤 자격으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중국과 14억 중국 인민은 어떤 세력도 식민지 지배를 미화하거나 침략을 정당화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왕 부장은 한국 언론의 질문을 받지 않았고 한중 관계나 북한 등 한반도 문제에 관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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