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러시아산 원유 '웃돈'…美, 인도 수입 허용 등 제재 완화
파이낸셜뉴스
2026.03.08 18:15
수정 : 2026.03.08 18:15기사원문
푸틴, 유가 급등 최대 수혜자로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에너지 위기 속에서 러시아가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중동산 원유 공급이 급감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가 느슨해지며 기회를 잡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이란 전쟁 이후 글로벌 석유 시장 구조가 흔들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에너지 시장에서 다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 공급이 급감하면서 수입국 간 원유 확보 경쟁이 격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이 막히면서 글로벌 석유 수급에도 큰 차질이 발생했다.
미국도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관련 제재 일부를 완화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유가 안정을 위해 추가적인 제재 완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 정보업체 케이플러의 나빈 다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분쟁이 길어질수록 세계는 러시아산 원유와 정제유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은 지난 4일 "이란 공격과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가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전쟁 이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6일 하루 동안 8% 이상 상승해 배럴당 92.62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상승률은 약 28%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고유가는 산유국 전반에 이익이 되지만 이번 위기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걸프해역의 원유·천연가스 수송이 차단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은 생산과 수출에 제약을 받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유럽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왔지만 공급 위기가 장기화하면 정책 수정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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