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산유국 쿠웨이트 감산…유가 100弗 임박
파이낸셜뉴스
2026.03.08 18:26
수정 : 2026.03.08 18:26기사원문
이란戰으로 호르무즈 봉쇄되자
수출길 막히며 생산·정제 감축
산유국들 2~3주내 동참 가능성
국제유가 배럴당 150弗 전망도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쿠웨이트, 이라크 등 일부 걸프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에 들어간 가운데 배럴당 90달러를 넘긴 국제유가가 일주일 내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유가 폭등세를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들을 내놨지만 시장의 회의론은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석유 및 천연가스의 20%가 움직이는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열지 못하는 한 어떤 대책도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론이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인 KPC는 7일(현지시간) "유조선들이 페르시아만을 통과할 수 없어 석유 생산과 정제를 줄였다"고 밝혔다. 감산량은 밝히지 않았다. 올해 1월 기준 쿠웨이트의 산유량은 일일 약 260만배럴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5위 산유국이다.
이라크도 지난달 28일 이후 자국 최대 유전인 루마일라 유전에서 하루 70만배럴 등 현재 매일 150만배럴씩을 감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당국은 며칠 내로 하루 생산량 300만배럴을 줄여야 한다고 같은 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일주일 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이날 전망했다. 관건은 호르무즈해협의 봉쇄 해제라며 "봉쇄가 지속되면 브렌트유는 2008년, 2022년처럼 배럴당 147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JP모건도 "다음 주말까지 감축 생산량이 하루 600만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의 심각성은 쿠웨이트, 이라크뿐 아니라 다른 걸프 산유국 모두가 2~3주 내 감산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조선이 걸프 해역으로 진입하지 못하자 원유 저장시설이 가득 차고 있어 산유량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전은 원상복구 때까지 몇 달 이상씩 걸려 해협 봉쇄가 해소되더라도 원유 공급량이 바로 회복되기 어렵다. 일정 기간 원유 부족으로 경제에 장기간 타격을 준다.
에너지 컨설팅회사 케이플러는 쿠웨이트가 며칠 내에 생산량을 더 줄여야 할 것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저장시설도 빠르게 차고 있어 이들 나라 모두 3주 안에 저장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의 걸프 주변국들에 대한 무차별 드론 및 미사일 공격도 원유·가스 생산 중단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세계 2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인 카타르도 이란 드론 공격으로 최대 LNG 생산시설이 타격을 받자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 공급을 중단했다. 사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도 지난 6일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이란의 공격으로 모든 걸프 에너지 생산국이 몇 주 안에 수출을 중단하게 되고,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해상무역 차질은 많은 산업 부문에도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는 석유화학제품, 비료 등이 상당량 생산된다.
한편 단기간에 상황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을 것"이라며 중·장기전 불사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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