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 30% 육박하는데 돌봐줄 사람 없어…"로봇이 돌봄공백 보완"

파이낸셜뉴스       2026.03.08 18:58   수정 : 2026.03.08 18:58기사원문
日정부 "2026년 240만명 인력 필요" 케어현장서 AI·로봇 기술 도입 확산 일부 전문가 "기술은 보조 수단" 지적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약 365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9.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75세 이상 초고령층은 2155만명으로 17.5%에 달한다.

반면 출생아 수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내 출생아 수(외국인 포함)는 70만5809명으로 1899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령 인구 증가와 저출산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가족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세대주가 65세 이상이면서 1인 또는 부부만으로 구성된 가구 비율은 26.0%에 달한다. 가족 돌봄에 의존하기 어려운 가구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 비율은 앞으로도 상승해 2045년에는 31.7%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처럼 초고령사회가 심화되면서 돌봄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장기요양보험(개호보험) 제도를 중심으로 지역포괄케어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도입된 요양보험은 40세 이상 모든 국민이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회보험 방식이다. 현재 요양 서비스 이용자는 약 690만명에 달한다. 급여 총액은 13조2000억엔 규모다. 보험료 1호 부담자(65세 이상)는 전국 평균 월 6000엔 이상을 납부하며 이용자 본인 부담률은 소득에 따라 10~30%로 차등 적용된다.

후생노동성은 중장기적으로 2040년을 목표 시점으로 설정하고 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비한 인력 확보와 공급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시정촌과 도도부현이 협력해 노인복지권역 단위로 필요한 인력과 서비스 규모를 추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광역 서비스 제공 체계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문제가 가장 큰 과제로 지적된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요개호·요지원 인정자는 2025년 기준 약 735만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요양 종사자 수는 2023년 기준 약 212만명으로 전년(222만5000명)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정부는 2026년까지 약 240만명의 요양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인력 부족 문제가 구조적인 과제로 지적된다. 지역별 인구 감소와 서비스 수요 변화가 맞물리면서 요양 인력 확보와 생산성 향상이 시급해지자 일본 정부는 근무 환경 개선과 외국인 인재 수용 확대, 경력 개발 지원 등과 함께 기술 활용을 통한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지역포괄케어시스템 심화 및 지속가능성 확보' 보고서에는 인공지능(AI), 로봇,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돌봄 업무를 분담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 담겼다. 표준 전자 신청·신고 시스템 도입 등 행정 업무 디지털화도 추진되고 있다.

실제로 시니어케어 현장에서는 기술 활용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일부 요양시설에서는 낙상 감지 센서, 위치 추적 시스템, 돌봄 로봇, AI 기반 건강 관리 서비스 등을 도입해 돌봄 공백을 보완하고 있다. 관련 기술 활용률은 요양시설 기준 약 10~30%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술만으로 고령사회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기술은 돌봄 인력을 보조하는 수단일 뿐이며 인간 중심의 서비스와 제도적 지원이 함께 강화될 때 지속 가능한 고령사회 대응 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최근 '로봇 기술이 바꾸는 돌봄 2030·2040' 칼럼에서 "일반적으로 '돌봄은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강해 요양 로봇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하는 점이 돌봄 로봇의 적극적인 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며 "생활 자립을 지원하는 로봇과 커뮤니케이션 로봇, 요양 업무 전반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 시스템 등을 조속히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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