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수출 타격, 성장률도 수정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2026.03.08 19:11   수정 : 2026.03.08 19:11기사원문
점유율 3위 자동차 수출 감소 전망
기업 애로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길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배가 다닐 수 없게 봉쇄됨으로써 물류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이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중동 지역 주요 수출품목은 자동차·자동차부품, 기계류 등이다. 중동은 최근 우리 수출이 크게 늘고 있는 지역으로, 농수산물과 식품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핵심 수출품인 자동차가 문제다. 시장조사기관인 번스타인은 아시아 자동차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동 지역 자동차 시장의 3분의 1을 한국과 일본,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데 도요타의 시장점유율이 17%로 가장 높다. 현대차는 10%, 중국 체리(치루이·奇瑞) 자동차가 5%를 차지하고 있다. 이란 내 자동차 판매 감소, 중동 차량 운송과 공급망 차질, 유가 상승에 따른 자동차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자동차 수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중동 시장 자체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지만, 각국의 수출 타격은 세계 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출만이 아니다. 일본의 경우 중동을 경유하는 유럽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이웃 나라 중국이나 일본의 수출 감소와 관광 부진, 그에 따른 경기침체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반도체 산업 활황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높였다. 여전히 높지 않은 성장률이기는 하지만 최근 몇년간의 저성장 기조에서 다소나마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러나 중동전이 한달 이상 장기화하면 이 전망치도 낮춰질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만약 150달러까지 올라 과거의 '오일쇼크'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우리 경제성장률은 0.8%p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씨티 연구진은 82달러대를 유지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0.45%p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현재 중동 사태는 언제 끝날지 모를 정도로 악화하고 있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더 저항하지 못하고 협상에 나서지 않는 이상 한달을 넘겨 시간을 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비상대응책을 세워놓고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유 확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6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한 것은 잘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기름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 중동이 아닌 다른 지역의 원유 생산국들과도 협력을 서둘러 원유를 선점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성숙한 국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했듯이 위급한 상황을 이용한 석유 가격 올리기와 매점매석 행위는 정부가 철저히 단속하여 시장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산업활동을 위한 원유 공급은 중단 없이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자동차 운행을 줄이는 등 석유 소비를 줄이는 데 전 국민이 함께 나서야 한다.


금융기관이나 지자체는 일시적 수출장애로 자금난을 겪을 우려가 있는 중소기업의 사정을 면밀히 살펴 애로를 겪고 있는 기업에는 자금을 적기에 공급, 문제를 해결해 주기 바란다. 정부는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했다. 전체적인 정책의 조율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