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은 면했는데 한숨만 푹" 日 턱밑까지 간 호주, 한국이 5점 차 이길 수 있을까

파이낸셜뉴스       2026.03.09 06:30   수정 : 2026.03.09 06:30기사원문
일본 4-3 신승… 기사회생으로 피한 '조기 탈락'
'5점 차 대승·2실점 이하'… 얄궂은 8강 진출 조건
7회까지 일본 리드… 뚜껑 열어보니 묵직했던 호주
9회에만 홈런 2방… '피홈런 1위' 한국 마운드 초비상



[파이낸셜뉴스] 턱 밑까지 들어왔던 칼날이 기적적으로 멈춰 섰다.

숙적 일본의 승리가 벼랑 끝에 매달려 있던 한국 야구의 숨통을 간신히 틔워준 셈이다.

하지만 안도감은 찰나에 불과했다.

도쿄돔을 가득 채운 안도의 한숨은 이내 더 깊은 절망감과 탄식으로 뒤바뀌었다. 당장 내일, 우리가 반드시 5점 차 이상으로 이겨야할 상대인 호주의 전력이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무섭고 탄탄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조별리그 C조 경기에서 호주와 피 말리는 접전 끝에 4-3 신승을 거뒀다. 만약 이 경기에서 호주가 대이변을 연출하며 일본을 잡았더라면, 한국의 8강 진출 경우의 수는 그 즉시 모두 소멸하며 짐을 싸야만 했다. 그러나 조 1위 일본이 호주를 잡아주면서,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9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최종전에서 사활을 걸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됐다.

한국이 8강 토너먼트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조건은 가혹하다. 한국이 호주를 꺾을 경우 한국, 대만, 호주 세 팀이 나란히 2승 2패 동률을 이루게 되고, 세 팀 간의 맞대결 아웃카운트 당 최소 실점률을 따져 조 2위를 가리게 된다. 복잡한 계산식을 모두 걷어내면 결론은 하나다. 한국은 9이닝 정규 경기 기준으로 호주에게 실점을 '2점 이하'로 꽁꽁 묶어내면서, 무조건 '5점 차 이상'의 맹폭을 퍼부어 이겨야 한다. 무실점으로 막는다면 5득점, 1실점 시 6득점, 2실점 시 7득점을 뽑아내야 하는 꽤 가혹한 조건이다.



문제는 8일 저녁 일본과 맞붙은 호주가 결코 만만한 희생양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호주는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 마운드를 상대로 7회초까지 1-0의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며 도쿄돔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7회말 2사 후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에게 뼈아픈 역전 투런포를 허용하고, 8회 사토 데루아키(한신)와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에게 추가점을 내주며 무너지긴 했지만, 호주의 진짜 저력은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뿜어져 나왔다. 알렉스 홀과 릭슨 윈그로브가 일본의 특급 불펜진을 상대로 연달아 솔로 아치를 그려내며 턱밑까지 추격하는 무력시위를 펼친 것이다.



대만전에서 이미 3개의 홈런을 헌납하며 장타에 대한 트라우마가 짙게 드리운 한국 마운드로서는, 9회에만 대형 대포 두 방을 가동한 호주의 가공할 파워가 공포 그 자체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구나 2실점 이하로 막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은 한국에게,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호주 타자들의 한 방은 치명적인 독약이나 다름없다. 최강 일본을 상대로도 기죽지 않고 팽팽한 1점 차 승부를 펼친 호주 마운드를 상대로 5점 차 이상의 대량 득점을 뽑아내야 하는 타선의 어깨 역시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다.




일본의 승리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류지현호 앞에는 산을 넘자마자 더 거대하고 험준한 태산이 버티고 서 있는 형국이다.

'5점 차 대승'과 '2실점 이하'라는 바늘구멍 같은 미션을 뚫어내기 위해서는 투타 모두에서 대회 최고의 완벽한 경기력이 필요하다. 기적을 향한 한국 야구의 가장 고통스럽고 험난한 마지막 혈투가 이제 막을 올릴 준비를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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