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불똥, 세계경제 직격…美보다 韓 등 아시아 피해 커
뉴스1
2026.03.09 15:16
수정 : 2026.03.09 15:16기사원문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한 파장이 에너지 시장을 넘어 전 세계 실물 경제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미국 본토보다는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와 유럽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한국은 주가 폭락 등 심각한 충격을 입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주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약 2% 하락하는 데 그친 반면 한국 코스피는 한때 20% 폭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실제로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이 이란의 공격으로 중단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은 남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입찰 전쟁'을 벌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번 전쟁은 세계 경제의 대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를 마비시키며 실물 경제를 직접 겨누고 있다. 해상 물동량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통행량은 전쟁 전보다 90% 급감했다.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는 사실상 중동 지역 대부분을 오가는 화물의 신규 예약을 중단한다고 밝히며 물류 대란이 현실화했음을 알렸다.
항공 화물은 더 심각하다. 두바이를 포함한 주요 국제공항에 폐쇄되면서 전 세계 항공 화물 운송 능력의 약 20%가 마비됐다.
물류기업 플렉스포트의 라이언 피터슨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공 화물 운송비는 전쟁 발발 이후 45% 급등했다"고 밝혔다.
전쟁은 이제 식탁 물가까지 위협하고 있다. 세계 10대 비료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이란이 모두 분쟁 지역이 되면서 비료 공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비료의 핵심 원료인 요소 가격은 지난주에만 25% 급등했다. 이는 전 세계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에너지 순 수출 국가인 미국도 전쟁의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일주일 만에 갤런당 2.98달러에서 3.41달러까지 치솟았다.
특히 최근 연방대법원 판결로 미국의 관세가 일시적으로 낮아지자, 관세 혜택을 보려는 수입업자들이 물량을 서둘러 들여오면서 물류 병목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단기전을 예상했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공급망 혼란과 물가 상승은 미국 내에서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스위스 물류 대기업 퀴네앤드나겔의 슈테판 파울 CEO는 현재 상황을 "코로나19 사태 당시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