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름값 불법행위 엄벌… 정유사 담합 정황 포착
파이낸셜뉴스
2026.03.09 18:27
수정 : 2026.03.09 18:27기사원문
"오를 땐 빨리, 내릴 땐 천천히"
김정관, 정유사에 물가 역행 경고
공정위, 정유4사 현장조사 착수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정부가 정유업계를 상대로 가격 인상 자제를 촉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 의혹 조사에 착수하는 등 석유시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9일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편승해 민생물가 안정에 역행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장관은 전날 캐나다·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첫 일정으로 이날 회의를 소집했다.
김 장관은 "평상시 국제유가와 2주 정도의 시차로 움직이는 국내 석유 가격이 요 며칠 사이 급등했다"면서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인상을 하루 이틀 만에 국내 가격에 반영하면서 '오를 땐 빨리, 내릴 땐 천천히 움직인다'는 국민들의 믿음이 더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중동 상황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이고 과도하게 전가되지 않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석유 가격을 책정해 달라"고 정유회사 등 업계에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와 대한석유협회, 석유유통협회, 주유소협회 등 업계가 참석했고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관리원, 농협경제지주, 한국도로공사 등 기관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지난 5일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으며, 중동 상황 급변에 선제적·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비상 상황에 대비해 대체 수입선 확보, 해외 생산분 도입 등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단계별 비축유 세부 방출계획을 수립해 수급 위기 악화 시 즉시 방출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유가 상승기에 편승해 담합, 가짜 석유판매, 정량 미달 등의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범부처 차원의 합동점검 및 특별기획점검을 강력하게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현재까지 에너지 수급에 차질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원안보 위기 경보 '관심' 단계 발령을 두고는 "중동 상황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하고 필요한 조치를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가격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유가 상승으로 기름값이 급등하자 담합 여부 조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 감시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공정위는 그동안 지역사무소 등을 통해 석유류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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