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재판이 헌법과 다를 경우 바로잡아..헌법 통일성 보장"
파이낸셜뉴스
2026.03.10 16:35
수정 : 2026.03.10 16: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재판소원의 핵심은 법원이 재판한 통상적인 헌법 해석이 헌법재판소의 최종 해석과 상충될 경우 이를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가의 문제다."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헌법은 헌법에 대한 최종 권한을 헌재에 부여하고 있다"며 "헌재가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대해 취소하더라도 이는 사법적 안정성을 헤치는 것이 아니라 헌법의 통일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 같이 밝혔다.
손 처장은 "먄약 기관별로 헌법 해석이 이원화된 상태라면 청구인은 원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이런 일이 이어져 왔다면 재판소원은 궁극적으로 이를 막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법제도는 그동안 대법원과 헌재가 별도 기관으로 독립해 존재해 왔다. 헌법을 심사하는 헌재가 특정 사안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더라도 대법원 판단이 수정 불가능한 최종 판단으로 굳어졌다.
예를 들어 헌재는 2013년 3월 21일 재판관 8명 전원일치로 유신정권 시대 대통령 긴급조치 1호·2호·9호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표현의 자유, 참정권, 신체의 자유, 재판받을 권리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긴급조치 9호'는 유신 헌법을 부정·반대·비방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영장 없이 체포·구속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초헌법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2015년 3월 26일 대법원은 긴급조치 피해자의 국가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적 통치행위"라며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해당 판결은 7년 후인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례로 대법원에 의해 변경된 바 있다.
대법원과 헌재의 판단이 상충하는 경우는 긴급조치 국가 배상 책임 외에도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 △위법수집증거에 대한 부분에서도 일부 존재해 왔다. 헌재 입장은 '위법한 수사로 얻은 증거는 엄격히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대법원은 실체적 진실을 위해 예외적으로 증거를 인정해 왔다. 또 헌재는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판단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형사 사건에서 보다 염걱한 처벌 기준을 유지해 왔다.
헌재는 향후 재판소원제가 시행되면 연간 1만건에서 1만5000건 정도의 사건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대법원 상고비율과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4만건의 대법원 확정 판결 중 25%~37.5% 정도에 해당하는 사건이 접수될 것이라 본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현재 인력, 예산, 시스템 등을 법 시행일에 맞춰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사무처장은 "기존에는 대법원 판단을 받지 않고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재판소원제 도입 후에는 원칙적으로 대법원 판결 후 재판소원을 청구해야 각하 위험이 적을 것"이라며 과도한 업무처리 지연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재판소원제 시행 후 혼란 등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예를 들어 이미 이혼 확정 판결을 받은 부부에 대해 헌재가 취소 결정을 내리는 경우 등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3심제 현행 제도 하에서도 하급심 판단을 상급심이 뒤집은 경우가 있어 재판소원제 도입의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손 사무처장은 "선출직 의원 A가 법원 판단으로 인해 의원직을 상실하고, 보궐 선거로 B가 선출 된 이후 재판소원으로 A의 당선 무효가 취소됐을 때 의원이 2명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이런 부분은 사후적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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