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동대표에 "시공사 X맨" 낙인찍어 기소… 대법서 내린 반전은?

파이낸셜뉴스       2026.03.10 17:10   수정 : 2026.03.10 17:10기사원문
1·2심 벌금형 뒤집고 대법서 '무죄'
"조직 내 스파이 비꼬는 가벼운 표현일 뿐"



[파이낸셜뉴스] 아파트 동대표를 향해 반대 세력을 돕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X맨'이라고 지칭한 행위는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해당 표현이 일상생활에서 비꼬는 정도로 가볍게 쓰이는 추상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봤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A씨의 사건에서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 같은 아파트 동대표인 B씨를 향해 입주민 모임 등에서 "비대위 안의 X맨이 B씨였다", "B씨는 시공사 X맨이다"라고 발언해 B씨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두 사람은 동대표로 활동하며 회계 처리 방식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었다.

앞서 1심과 2심은 'X맨'이라는 표현이 '시공사에 매수되어 입주민을 와해시키는 자'라는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를 저하하는 경멸적 감정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X맨'은 조직 내 반대 세력을 돕는 이를 비꼬는 의미로 일상이나 언론에서 자주 쓰이는 비교적 가벼운 표현"이라며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처신에 의혹을 제기하거나 비판적인 의견을 나타내는 과정에서 사용된 경미한 수준의 수사"라고 규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아파트 관리와 같은 공적 관심사에 대해서는 비판적 표현의 허용 범위가 더 넓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판 과정에서 다소 거친 표현이 섞여 상대방이 이를 해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더라도, 사건의 경위와 피해자의 지위 등을 고려할 때 이를 형사 처벌 대상인 모욕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