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장 나와라"… 기업마다 '교섭 요구' 터져나왔다
파이낸셜뉴스
2026.03.10 18:27
수정 : 2026.03.10 18:26기사원문
산별 노조, 원청사에 공문 발송
포스코, 노조와 교섭절차 돌입
직접 교섭 요청 하청노조 속출
산업계 당혹 "당장은 지켜봐야"
■하청노조 교섭 요구 잇따라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련, 전국건설노조,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보건의료노조 등 산업별 노조들은 이날 하청노조를 대표해 교섭을 요청하는 공문을 원청기업들에 보냈다.
전국건설노조는 이날 주요 원청 건설사들을 상대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하고 일부 기업에는 직접 방문해 요구서를 전달했다. 공문에는 노동조합법 제2조 등을 근거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또 산업안전 강화, 중대재해 예방, 기후위기 대응에 따른 노동자 보호, 다단계 불법 하도급 예방 등이 주요 교섭 의제로 제시됐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행 첫날이라 교섭 요구 범위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내부적으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노조 요구의 성격과 교섭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공항노조는 한국공항공사의 전국 14개 공항에서 23개 직무에 종사하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대표해 한국공항공사에 원청교섭을 요구했다. 원흥택 노조위원장은 "만약 공사가 사용자가 아니라는 회피로 일관한다면 즉각적인 투쟁으로 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건의료노조의 경우 서울아산병원, 이화여대의료원, 은평성모병원, 고려대구로병원 등 25개 지부, 분회 12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해 오는 17일부터 하청지부 공동교섭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직접 교섭을 요청하는 하청노조도 속출했다. 현대모비스의 램프사업부 매각을 앞두고 현대아이에이치엘(현대IHL), 유니투스 등 자회사 노조가 고용 불안정을 이유로 이날 원청 교섭을 요구했다. 램프사업부문 자회사인 이들은 매각 반대 의사와 함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와 현대차 하청노조(현대차비정규직지회)도 세번째 교섭 요구서 준비로 원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적용 사례 나와야…지켜볼 뿐"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부터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가 잇따르자 산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원·하청 체계가 뒤집히면서 노사관계가 불안해지고 현장 운영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위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제도 시행 취지는 이해하지만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사항이 원청의 결정 권한 범위를 벗어나거나 협력업체의 경영 판단에 속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 경우 제도 취지가 실제 현장에서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 단위의 노무 이슈가 본사 차원의 교섭이나 경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시행령과 해석 지침이 나왔지만 여전히 모호하다는 반응도 불안 요소다. 사용자의 범위, 쟁의 대상 경영상 결정의 범위, 원·하청 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등은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재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이 실제 적용되는 사례가 나올 때까지 현장에선 노사 간 긴장 관계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사용자 범위에 대한 혼선도 여전해 당장은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장인서 김학재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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