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범죄소굴 'KK파크' 실체 드러났다...한국인 대상 로맨스스캠 조직 덜미

파이낸셜뉴스       2026.03.11 10:00   수정 : 2026.03.11 10:00기사원문
미얀마 원구단지 로맨스 스캠 조직 9명 입건·5명 구속
위성사진 분석 통해 '국제 사기 단지' KK파크와 동일 조직 확인
MZ 조직원 귀국 후 자금세탁 가담...'장누르기' 범행까지



[파이낸셜뉴스] 미얀마-태국 국경의 카렌주 미야와디 인근에 있는 대형 국제 사기 단지 'KK파크(KK Park)'와 동일 범죄단체로 파악된 로맨스 스캠 조직이 검찰 수사로 적발됐다.

조직원들은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였으며 한국인을 상대로 연애 관계를 가장해 접근한 뒤 금전을 편취하는 방식의 범행을 벌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는 미얀마 소재 원구단지에서 활동하던 로맨스 스캠 범죄단체를 적발해 조직원 9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5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수사 결과 이 범죄단체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중국인 총책(일명 '원구 대통령')의 지시 아래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은 미얀마 원구단지에 거점을 두고 한국인을 상대로 로맨스 스캠 범행을 벌였다.

조직 내부 역할도 세분화돼 있었다. 중국에서 귀화한 한국인 남성 A씨(25)는 현지에서 한국인 조직원들을 상대로 통역과 교육을 담당하는 관리책 역할을 맡았다. B씨(26)·C씨(26)·D씨(23)·E씨(24) 등은 콜센터에서 일할 조직원을 모집하는 인력 모집책으로 활동했으며 F씨(26)·G씨(26)·H씨(34)·I씨(34) 등은 투자 전문가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을 직접 속이는 상담책 역할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당초 경찰 수사 단계에서 조직원들의 집단적인 진술 거부로 실체 규명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이 국내로 귀국해 자금세탁 범행을 저지른 조직원 B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며 수사가 본격화됐다.

실제 B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조직원들의 실적에 따른 급여 정리표가 발견됐으며 또 다른 조직원 C씨가 "경찰이 미얀마 관련 조사를 했지만 진술을 거부했으며 공범들도 입단속을 시켜라"는 취지로 발언한 서신도 확인됐다. 검찰은 서신에 언급된 공범들부터 구속해 진술 담합을 와해시킨 후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범죄단체의 구조와 가담자들을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이번 사건이 최근 일부 언론에서 '사기 콜센터 단지'로 보도된 미얀마 'KK파크(KK Park)'와 동일 범죄단체의 소행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KK파크와 해당 범죄단체가 활동한 거점의 위치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해외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에서 활동하던 MZ 조직원들이 현지에서 범행 구조와 피해금 흐름 등을 익힌 뒤 귀국해 국내 자금세탁 조직으로 유입되는 범죄 양상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부 조직원들은 대포계좌에 입금된 피해금을 해외 콜센터의 지시와 달리 무단 인출하는 이른바 '장누르기'를 시도하는 등 보이스피싱 가담 형태가 변모·진화하는 양상도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본건 미얀마 범죄단체에 유입된 추가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범정부 초국가적 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와 긴밀히 협력해 급속히 변화·발전·확대되는 조직적 비대면 사기 범죄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는 2022년 7월 '합동수사단'으로 출범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원 1170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469명을 구속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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