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생리대 발언' 나비효과... 30억 들여 무료 자판기 깐다

파이낸셜뉴스       2026.03.11 08:46   수정 : 2026.03.11 16: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소득·연령과 무관하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생리대 자판기를 전국 공공기관에 설치하기로 했다.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평등부, 올해 공공기관 10여곳에 시범사업


10일 성평등가족부는 국무회의에서 '공공 생리대 드림'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기초자치단체 10여 곳을 선정해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전국 공공시설로 전면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현재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월 1만4000원의 바우처를 지원하는 '선별 지원'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필요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품질 기준을 통과한 제품을 단가 계약해 지방 정부가 비치하도록 할 것"이라며 "여성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과거 서울시가 2018년 유사 사업을 추진하다 낮은 이용률과 관리 문제로 중단했던 사례가 있어, 예산 낭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일부 기관은 자체 예산으로 현재까지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성 건강 생리대'라고 적힌 전용 코인을 수령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로워 이용률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코인을 넣지 않고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게 하되, 제품에 '공공 생리대'라고 명기해 사적으로 거래되는 걸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에선 "쟁여놓기 어쩔건가", "학교 먼저 보급하라" 우려 목소리


사업 발표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쟁여놓기'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포장지 벗기면 그만 아닌가. 중고거래 올라오는 건 시간문제다", "정부와 계약한 자판기 업체와 생리대 납품사 배만 불릴 듯" 등 현실적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무작정 비치가 아니라 지원카드로 인증하고 가져가게 해야 한다", "공공기관보다 학교 현장에 먼저 보급을 늘리는 게 급선무" 등 행정적인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정부는 올해 시범 사업 예산으로만 30억 원을 편성했다. 정책이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대량 수거나 사적 거래 등 예상되는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정교한 시스템 마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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