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날개 펴는 '삼성 파운드리'… 연내 흑자전환 청신호

파이낸셜뉴스       2026.03.11 18:14   수정 : 2026.03.11 18:13기사원문
AI 수요에 HBM 제값받기 시작
브로드컴·인텔·웨이모 일감 확보
자율주행용 등 수주 외연 확장
파운드리 사업부 고객사 3배↑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 최근 수주 훈풍이 불면서, 올해 말 흑자전환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브로드컴, 인텔, 테슬라, 웨이모 등으로부터 인공지능(AI)칩 및 자율주행 반도체 일감을 다수 확보하는 등 적자 탈출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파운드리 사업부 고객사 3배 확대

1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고객사는 지난해 말 121개사로, 앞서 2017년(35개사) 대비 세 배 이상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2027년을 사업 성장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AI 가속기,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자율주행용 칩 등 첨단 공정이 필요한 분야로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테슬라, 브로드컴, 인텔, 시스코, 인피니온, 웨이모 등과 테스트칩(MPW) 및 각종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퀄컴, 소니 등 기존 IT 고객사뿐만 아니라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용 칩, 자율주행용 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로 고객군이 다변화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수년간에 걸친 만성 적자에도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를 지속해 왔다. 파운드리 인력은 지난 2017년 약 1만3000명에서 최근 약 2만1000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인력도 3000명에서 6000명 수준으로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공격적인 투자 기조도 지속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반도체 팹 1기를 건설하는 비용은 2009년 16억 달러(약 2조3400억 원)에서 2022년 약 170억 달러(약 25조 원) 수준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공정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필요한 장비의 복잡성과 설비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에도 약 170억 달러를 투입했다.

■'효자' HBM으로 파운드리 제 값

최근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도 파운드리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AI 가속기용 HBM 패키지에는 메모리뿐 아니라 로직 반도체도 함께 결합되는데, 이 과정에서 파운드리 공정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에 업계 최초로 공급하기 시작한 차세대 HBM, HBM4(6세대)의 하단 '베이스 다이'에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이 적용되면서 메모리 호황이 파운드리 물량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 내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파운드리 단가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AI 수요가 커지면서 점차 제 값을 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기업 TSMC의 생산라인이 포화상태에 도달하면서 고객사들이 높은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긍정적이다. 일명, 'TSMC 낙수효과'다. 업계에서는 2나노 최선단 공정을 선제 도입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고객사의 요구를 소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이미 내부적으로는 파운드리 사업이 올 4·4분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업황 부진과 초기 투자 부담으로 수년간 적자가 이어졌지만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신규 고객 확보 효과가 점차 반영되면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은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실제 생산과 매출 반영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구조"라며 "지난해 확보한 고객 계약 물량이 점차 생산 단계에 들어가면서 올해 실적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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