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중동 리스크'에 韓 주식시장 돌아왔다
파이낸셜뉴스
2026.03.12 16:44
수정 : 2026.03.12 16:44기사원문
3월 미국주식 순매수 8539만달러…2월 39억달러에서 급감
일평균 순매수 규모도 2억달러 수준에서 1000만 달러로 감소
국내 증시 참여는 확대…서학개미 ‘국내증시 3배 추종’ ETF 순매수
[파이낸셜뉴스] 중동리스크로 서학개미의 국내 유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미증시에 비해 국내 증시가 뚜렷한 회복 탄력성을 보이면서 매수열기가 한국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실제 이달들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주식 순매수규모는 급격히 쪼그라든 반면, 국내 주식 순매수 금액은 전달대비 3배이상으로 치솟았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2~11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8539만달러(약 1240억원)로 집계됐다. 이달말까지 남은기간을 감안해도 지난 1월과 2월 각각 50억299만달러(약 7조3500억원), 39억4908만달러(약 5조8000억원)와 비교하면 급격히 줄어든 규모다.
미국주식 보관금액도 급감했다. 지난 10일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641억8067만달러로, 연중 최고치인 지난 1월 28일 1743억8300만달러에서 100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특히 지난 5일은 1578억383만달러로 연중 최저치이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매수규모는 대폭 확대됐다. 이달 3~11일까지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 10조108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3조4105억원 순매수금액의 3배 규모다. 서학개미 역시 지난 2~11일 미국 증시에서 국내 증시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사우스 코리아 불 3X'를 1억2872만달러 순매수하는 등 한국증시에 베팅하는 금액이 늘고 있다.
최근 중동 사태에도 국내 증시가 회복 탄력성을 보이자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로 삼은 일부 서학개미들이 유턴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미국 증시 시황을 폭넓게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이달 들어 1.53% 하락하는 등 횡보하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는 지난 4일 12.06% 하락 후 5일부터 전날까지 10.14% 상승했다. 이날 유가급등에도 개인투자자의 2조원넘는 순매수가 낙폭을 제한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인 반면, 최근 미국 증시는 약보합세를 보였다"며 "미국, 이란 전쟁에 따른 주가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본 일부 서학개미들이 교체 매매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전쟁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종 훈풍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을 서학개미의 복귀 요인으로 꼽는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는 HBM부터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에 대한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1·2등 기업이 우리나라에 있는 만큼 증시의 전체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였다"며 "또 자사주 소각,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밸류에이션 상승에 대한 정부 정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유가 변동성 리스크를 주시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백 센터장은 "유가 변동성이 극심한 만큼 이달까지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달 중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진다면 다음 달부터 유가가 이전 수준을 찾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란의 저항과 미국의 지상군 파견이 이어진다면 유가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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