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연골로 돌아갈 수 있을까… 희망으로 떠오른 갈비뼈 세포
파이낸셜뉴스
2026.03.13 04:00
수정 : 2026.03.13 04:00기사원문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한혁수 교수
50대 환자 무릎에 늑연골세포로 첫 시술
고령이어도 증식 잘되는 세포 특성 활용
통증완화 넘어 본연의 조직 살리는 효과
스폰지 같은 지지체 필요없는 것도 장점
12일 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한혁수 교수는 지난 1월 서울대병원 최초로 자가 늑연골(갈비뼈 연골) 세포치료제를 통한 시술을 성공적으로 끝낸 소회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연골 재생 분야의 임상과 연구를 동시에 이끌며, 단순한 통증 완화를 넘어 '본래의 연골을 되살리는' 치료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20살 연골'로 만드는 새 치료법
연골의 변화를 그는 고무줄에 빗댔다. 새 고무줄은 탄성이 좋아 웬만한 힘에도 끊어지지 않지만, 오래된 고무줄은 삭아서 작은 자극에도 뚝 끊겨버린다. 연골도 마찬가지다. 젊을 때는 스포츠 부상처럼 강한 충격에 손상되지만, 중년 이후에는 일상적인 부하만으로도 연골이 찢어질 수 있다.
이번 자가연골세포 치료 첫 시술 환자도 연골 손상이 시작된 50대 환자였다. 자가 늑연골 세포치료의 핵심은 재생되는 연골의 '질'에 있다. 기존의 미세천공술은 자가골수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내구성이 약한 섬유연골을 만들어낸다. 20대에 수술을 해도 50~60대 연골 수준밖에 안 된다는 의미다.
반면 이 치료법은 탄성이 살아있는 이른바 '스무 살 연골'에 가까운 조직을 재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교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줄기세포 치료다. 동종 줄기세포를 추가하더라도 주입된 줄기세포는 자가골수줄기세포를 도와주는 역할에 그친다는 제한점이 있다.
자가 늑연골 세포치료는 이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한다. 한 교수는 "무릎 연골이 아닌 늑연골 세포는 무릎 연골 세포와 달리 체외에서도 빠르게 증식하며 고령 환자에게서도 세포가 잘 자란다"고 말했다. 실제 임상에서는 64세까지 적용이 확인됐고, 시장에서는 이미 70대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지지체 없이도 더 안전하게
기존 연골 치료에서는 세포가 이탈하지 않도록 골막이나 돼지 콜라겐, 인공 스폰지 같은 지지체(scaffold)가 쓰였다. 하지만 인공 소재의 분해 산물이 연골 재생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따라다녔다. 이번 기술은 세포 구슬 자체가 서로 들러붙는 성질을 이용해 지지체 없이도 병변 부위를 채우고 고정력을 유지한다. 이물질 부작용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한 것이다. 또한 구슬 형태 덕분에 관절경을 이용한 저침습 시술이 가능해 흉터가 적고 회복도 빠르다.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교수는 "개인마다 세포 특성이 달라 결과의 편차가 생길 수 있고, 과잉 생성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현실적인 장벽으로 비용 문제도 있다. 기존 치료 대비 2~3배 수준이어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운동선수에게 필요한 치료와 70대 노인에게 적합한 치료는 분명히 다르며, 그 차이를 간과한 채 '최신 기술'만을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것은 의술이 아니라 의학일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갈비뼈에서 연골을 채취하는 과정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고 했다. 한 교수는 "늑연골을 소량 채취하는 시술은 전신마취 없이 수면마취와 국소마취만으로도 충분하며, 시술 부위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복구된다"고 설명했다.
운동과 연골 손상에 관한 오해도 바로 잡았다. 무릎을 아낀다고 움직임을 줄이는 것이 오히려 연골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우주인이 무중력 환경에서 귀환 후 걷지 못하는 것은 연골과 뼈가 자극 없이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연골세포는 적절한 스트레스가 있어야 활성 상태를 유지한다. 다만 중년 이후에는 연골 상태에 맞춰 운동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젊을 때와 동일한 강도의 등산이나 스쿼트는 오히려 연골을 빠르게 소모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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