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한국 진짜 망했네요" 외신 경악한 '4세, 7세 고시' 학원 문 닫는다
파이낸셜뉴스
2026.03.13 05:31
수정 : 2026.03.13 05: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해외 학계마저 경악하게 만든 국내 영유아 대상의 과도한 사교육 열풍이 법적 규제를 받게 됐다. 앞으로 4세와 7세 등 어린 아동을 상대로 입시 난이도에 버금가는 평가를 치르도록 강제하는 유아 대상 학원의 '레벨테스트'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
교육부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구술형 시험이라도 유아를 긴장시켜 심신 발달과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금지된 평가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아가 학원에 등록한 이후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교육활동 지원 목적으로 관찰·면담 방식의 진단 행위를 하는 것은 허용된다. 세부 기준과 절차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아울러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미취학 아동을 겨냥한 사교육 업계는 지나친 조기 경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혀왔다. 이른바 사교육 중심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의 특정 영어 전문 학원들은 7세 아동용 수업에 미국 현지 초등학교 3~4학년 수준의 교재를 활용하고 있다. 보육 시설을 막 마친 3~4세 무렵부터 아이를 영어 학원에 등록시키는 부모들이 증가함에 따라 사교육에 진입하는 나이 역시 지속적으로 어려지는 추세다.
교육부 통계를 살펴보면 전국 단위의 영어유치원 수는 2019년 기준 615곳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는 842곳까지 급증했다. 반면 동일한 시기 일반적인 유치원 숫자는 8837곳에서 8441곳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온라인상의 학부모 모임 등에서는 대치동 일대 유명 영어 학원의 입학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 초등학생용 교재인 '스펙트럼 테스트 프랙티스'를 공공연히 권장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러한 국내 상황은 외국 언론 매체들 사이에서도 놀라운 소식으로 다뤄졌다.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학문적 경쟁이 6세 미만 아이의 절반을 입시 학원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른바 '4세 고시'나 '7세 고시' 같은 신조어마저 탄생한 국내 미취학 아동 사교육 업계의 현실을 심도 있게 보도했다.
앞서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국내 방송사 EBS와 진행한 대담에서 2022년 기준 0.78명에 그친 한국의 합계출산율 수치를 접한 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며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는 모습을 보였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미취학 아동을 향한 비정상적인 사교육 열기가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인 저출산 현상을 가속하는 핵심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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