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이탈리아, 호르무즈 통항 위해 이란과 접촉(FT)

파이낸셜뉴스       2026.03.14 02:57   수정 : 2026.03.14 02: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유럽 주요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 재개를 위해 이란과 접촉에 나섰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전쟁으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가 사실상 막히면서 유럽의 에너지 안보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프랑스를 포함한 일부 유럽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자국 선박의 안전 항행을 보장받기 위해 테헤란과 접촉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논의는 걸프 지역에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을 재개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그러나 이란이 유조선을 공격하고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현재 이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유럽 국가들은 분쟁을 확대하지 않는 범위에서 원유와 가스 수송을 재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프랑스가 협상에 참여한 국가 가운데 하나이며 이탈리아도 이란과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협상이 실제로 진전될지는 불투명하다. 관계자들은 이란이 협상에 응할지 여부 자체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을 끌어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쟁 종식을 압박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이란은 14일 터키 소유 벌크선 한 척이 해협을 통과하도록 허용해 일부 선박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항행을 허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이번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 하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번 지역 전쟁을 촉발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초기 공습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경우 유럽 경제에 미칠 충격은 상당하다. 국제 유가는 올해 초 배럴당 약 60달러 수준에서 최근 100달러 안팎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약 75% 급등했다.

유럽연합(EU)은 현재 홍해에서 선박 보호를 위한 '아스피데스(Aspides)' 해군 임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 그리스 등이 군함을 배치하고 있다. 다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격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 군함을 투입해 선박을 호위할 준비가 된 유럽 국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국가는 이란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국가들은 이런 접촉 자체에 반대하고 있어 공동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주 분쟁이 완화될 경우 프랑스가 선박 호위 작전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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