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도박, 테슬라 '테라팹'으로 '반도체 제국' 꿈꾼다…"프로젝트, 7일 내 출범"
파이낸셜뉴스
2026.03.15 04:54
수정 : 2026.03.15 04: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칩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계획인 이른바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가 일주일 안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설계와 생산을 하나로
테라팹은 테슬라의 반도체 설계, 생산까지 아우르는 생산 프로젝트다.
알파벳 산하 구글, 메타플랫폼스, 아마존, 애플 등이 자체 칩을 설계만 하고 생산은 대만 TSMC 등에 맡기는 것과 달리 직접 생산까지 하는 계획이다.
반도체 생산 설비(팹) 구축에는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기 힘든 대규모 사업이다.
로직, 메모리, 패키징도 통합
테슬라는 테라팹 계획을 통해 연산과 판단을 하는 로직(Logic) 반도체, 저장과 기억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 그리고 이들을 묶는 패키징까지 자체적으로 모두 해결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로직 반도체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테슬라의 NPU(신경망처리장치), 구글의 TPU(텐서처리장치), 그록(Groq)의 LPU(언어처리장치)처럼 데이터를 계산하고 시스템을 제어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칩, 슈퍼컴퓨터 ‘도조’에 들어가는 D1 칩 역시 로직 반도체다.
현재 테슬라 반도체는 테슬라가 설계하고 로직 반도체는 TSMC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생산하며, 패키징은 전문업체에 따로 의뢰해 이뤄진다.
만약 테슬라가 유기적으로 생산 시스템을 통합해 로직과 메모리를 한 곳에서 만들 수 있으면 데이터 이동 통로(대역폭)가 획기적으로 줄어 연산 속도가 빨라지고, 전력 소모는 줄일 수 있다.
반도체, 앞으로도 부족 판단
머스크가 완공에 통상 3~5년이 걸리는 반도체 공장을 직접 짓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지금의 반도체 공급 부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거 반도체 사이클은 PC나 스마트폰 수요에 따라 움직였지만 지금은 AI가 좌우하고 있다. AI용 GPU, 메모리 반도체 확보에 빅테크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머스크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자율주행 차량이 전 세계에 보급될 수년 뒤에도 반도체 부족이 지속되면 양산 일정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테슬라가 자체 반도체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고 머스크가 결론을 내린 것이다. 테슬라가 필요한 칩은 구형 공정이 아닌 TSMC와 삼성전자 정도만이 가능한 3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여서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또 이런 최첨단 설비가 대만과 한국에 집중돼 있어 동아시아에서 분쟁이 발생해 공급망이 끊기면 테슬라 생산이 멈출 수 있다는 판단으로 자체 공급망 확보를 결정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스테이시 라스곤 선임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반도체를 전기차의 ‘석유’로 보고 있다면서 자체 팹 구축은 일종의 보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상과 위험 역시 매우 크다.
테슬라 대표 낙관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테파팹’ 계획이 성공하면 반도체 수급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비용도 절감하면서 경쟁사들의 접근을 막는 강력한 해자가 될 수 있지만 실패하면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날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반도체 업체들도 늘 고전하는 수율 확보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아이브스는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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