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법왜곡죄 도입 후폭풍…판결 불복·적용 혼란 여파는
파이낸셜뉴스
2026.03.15 14:58
수정 : 2026.03.15 19:48기사원문
시행 이틀 만에 재판소원 30여건 접수…헌재 판단 전까지 확정판결 효력 논란
법왜곡죄 첫 고소에 사법부 긴장…법관 신상보호 등 대응 논의
[파이낸셜뉴스]법원 확정판결의 헌법 위반 여부를 다툴 수 있는 재판소원제가 시행된 지 이틀 만에 수십 건의 사건이 접수되면서 제도 도입의 후폭풍이 나타나고 있다. 확정 판결의 효력은 유지되지만 헌법재판소가 재판을 취소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 패소 당사자들의 불복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판사·검사의 법 적용이 왜곡됐을 경우 처벌하는 '법왜곡죄'까지 시행되면서 사법부 전반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제가 시행된 지난 12일부터 다음 날까지 이틀간 총 36건의 재판소원 사건을 접수했다. 제도 시행 직후 언론 보도와 관심이 이어지면서 사건 접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털과 SNS에서도 재판소원 제기를 검토하거나 실제 청구 사실을 알리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 밖에도 유튜버 쯔양 협박 사건으로 징역형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 측이 재판소원 청구 방침을 밝혔고, 강제추행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으나 억울함을 주장하는 피고인도 재판소원을 제기했다. 법조계에서는 민·형사뿐 아니라 가사·행정소송 등에서도 재판소원이 늘어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재판소원 증가로 확정 판결의 효력을 둘러싼 혼란도 예상된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제기되더라도 확정판결의 효력은 유지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효력정지 가처분 절차가 있어 사건에 따라 판결 효력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 재판소원이 본안에서 인용돼 기존 재판이 취소될 경우, 확정 판결을 전제로 발생한 법적 효과를 둘러싼 추가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판소원 제기 의사를 밝히면서 보궐선거 진행 여부를 두고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가령 재판소원으로 양 의원이 의원직을 회복할 경우 보궐선거로 뽑힌 의원과 중복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재는 당분간 '헌법적 쟁점'이 뚜렷한 사건을 중심으로 선별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상 구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각하되는 것이 원칙이다. 법원의 재판이 기존 헌재 결정에 반하는지, 적법 절차 위반 여부, 구체적 기본권 침해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한 대형 로펌 재판소원 태스크포스(TF) 소속 변호사는 "헌재가 모든 기록을 검토하기보다 신청서 단계에서 헌법적 쟁점이 드러나는지를 중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헌재는 오는 20일 재판소원 사전심사 운영 방안을 주제로 정기 발표회를 열 예정이다. 법무법인 바른도 24일 세미나를 열어 재판소원 사건의 가처분 등 실무 쟁점을 논의할 계획이다.
법왜곡죄도 시행 직후부터 논란을 낳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이 법왜곡죄 1호 사건으로 고소됐고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인계받았다. 경찰이 사법부 수장의 법 적용 여부를 수사하는 상황이어서 실제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제도 도입 초기에는 고소·고발이 잇따르면서 법관들이 상당한 압박을 느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전국 법원장들은 지난 12일 간담회를 열고 법왜곡죄와 관련해 형사재판 담당 법관의 신상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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