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자율 삭감 한계"… 금융당국 '클로백' 법제화 검토
파이낸셜뉴스
2026.03.15 18:08
수정 : 2026.03.15 18:07기사원문
작년 4대금융 삭감·환수액 0원
사고 냈어도 내규 작동 안된 셈
지배구조법에 환수 명문화 추진
이연 지급 기간 늘려 실효성 확보
금융당국이 금융사고를 낸 금융회사 전·현직 임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보수환급제도·clawback)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임직원 성과급 삭감이 전무한 가운데 클로백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금융지주 지배구조 법안에 성과급 '환수'를 명시하고, 이연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방안 태스크포스(TF)는 성과보수 운영의 합리성 제고를 위해 클로백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
클로백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영국과 유럽에서 시작됐으며, 업무로 금융회사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미 지급된 성과보수를 환수토록 하는 제도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권 보수 체계 확립을 위한 방안으로 클로백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재산정'을 '환수'로 변경하고, 감독규정이 아닌 법률에 담아 성과보수의 환수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복수의 금융당국 관계자는 "감독규정에 재산정이라고 돼 있어 법적으로 성과보수를 환수할 근거가 없다"면서 "TF는 클로백 도입의 방향성을 담고, 지배구조법에서 금융회사 임원의 성과보수를 환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열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2025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이연보수액 총 284억2000만원 가운데 삭감·환수된 금액은 0원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내규에 임원의 성과급 환수나 재조정 기준을 담고 있다. 하지만 클로백이 아직 법적으로 의무화되지 않으면서 자율적인 운영 속에 환수 실효성은 낮은 상황이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장기성과급 중 일부를 4년간 이연지급하고 있다"면서 "현직 임원은 성과평가 결과 재조정, 이미 지급된 장기성과급을 단기성과급에서 차감하기도 하지만 퇴직 임원에게 이미 지급된 성과급을 환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금융사고를 낸 퇴직 임원에 대한 성과급 환수가 사실상 제도 실효성을 가르는 사안이라는 의미다. 이에 금융당국은 통상 3~5년으로 운영 중인 이연지급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이연가간을 길게 가져가면 실제로 성과급을 못받게 되면서 이미 받은 성과급을 환수하기 위해 법적 소송을 감행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의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미뤄지면서 현재 거론 중인 방안보다 더 센 방안이 담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를 3년으로 하되, 연임을 1회로 제한해 최대 재임 기간을 6년으로 묶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이주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