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조 '초고속' 고유가 추경… 핀셋지원·지역화폐 무게
파이낸셜뉴스
2026.03.15 18:12
수정 : 2026.03.15 21:05기사원문
초과 세수 활용 내달 집행 목표
정유사 손실보전 재정 확충 방점
석유제품 최고 가격 제도 뒷받침
피해규모·소득 기준 차등적 지원
경제당국이 휴일도 없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위한 '한달 작전'에 돌입했다. 이달 안에 '고유가 추경' 정부안을 완성해 국회에 제출, 내달 초중순에 통과하면 내달 중에는 집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5월 '산불 추경(13조8000억원)'이 정부안 제출부터 11일 만에 국회를 통과한 20년래 최단 기록이다.
당국 중동발 고물가 안정화 총력
15일 정부에 따르면 예산·세제당국은 이달 내 추경 정부안 완성을 목표로 지난 주말부터 휴일 없이 편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휴일인 이날 오후에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추경 관련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소집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재정경제부에서 세입 경정 작업과 함께 추경 편성 작업에 착수했다"면서 "추경 목적에 부합하는 각 부처의 요청 사업을 받는 것부터 빠르고 효율적으로 절차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이번 추경은 우선 전쟁 사태의 시급성을 고려해 '속도'를 우선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달까지 예정된 법인세 신고·납부 수입을 보고 세입 경정을 하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으나 속도가 늦어 몇 가지 절차를 단축하는 등의 적극적 '하향식' 방식이 예상된다. 내용 면에서는 '고유가 추경'인 만큼 지난 12일 석유제품 최고가격 제도 시행에 따라 상당한 액수의 정유사 손실 보전용 재정 확충 용도가 포함될 전망이다.
화물·택시 등의 운송·물류업종과 중동 수출 및 진출기업 피해 지원을 비롯해 저소득 취약계층의 에너지 바우처, 농어업인 유가보조금 등이 '고유가 피해 지원' 영역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소상공인 등의 생계 지원과 청년 실업 및 민생물가 안정, 건설 등 지방경기 활성화 등이 '민생·물가 안정화'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 에너지 전환 관련 인프라(SOC) 투자 사업도 포함될 수 있다.
지역화폐 발행 내수 부양 가능성
다만 직전 추경과 달리 보편적 지원보다 피해 정도·소득에 따라 한층 차등화하고, 대상 폭은 정밀하게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현금보다는 지역화폐, 이중의 효과" 제안에 따라 고유가 피해 및 소상공인 등 지역 골목상권 회복, 긴급한 내수 부양을 위한 지역화폐 형태의 직접 지원이 포함될 수 있다. 피해층에 한정된 '민생지원 소비쿠폰 2탄'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추경 규모는 정치권 안팎에서 15조~20조원대 얘기가 나온다. 통상 국회 논의에서 정부안에 5% 정도 증액되는 점도 감안하면 20조원 초중반대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추경 재원은 초과 세수와 세계잉여금, 불용지출 구조조정으로 편성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올 예산에서 정부가 잡은 국세수입은 390조2000억원. 그중 법인세가 세번째로 많은 86조500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역대급 영업이익(총 90조원 전망) 덕에 법인세 추가세수가 5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에는 법인세가 22조원 더 걷혔었다. 매달 걷히는 증권거래세도 추경에 투입된다. 증권거래세는 지난 1월에만 전년 동월보다 52%나 급증한 4000억원이 걷혔다.
올해 정부의 역대 최대 총지출(727조9000억원)에 추경으로 10조원 이상의 돈(통화량)이 더 풀리면 고유가 충격에 물가와 환율 상승, 부동산가격 자극,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서민경제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올해 107조8000억원, GDP대비 -3.9%)와 국가채무(1413조8000억원, GDP대비 51.6%)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에는 침체된 수요만 올리면 됐는데, 이번 같은 공급 충격이면 돈을 풀어서 하는 정책 짜기가 참 어렵다"면서 "고유가와 밀접한 취약계층과 피해산업에 집중해 소규모로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최용준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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