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 이긴 韓정부… 3250억 배상 안해도 된다

파이낸셜뉴스       2026.03.15 18:21   수정 : 2026.03.15 18:21기사원문
ISDS 본안 소송 '완전 승소'

우리 정부가 스위스 엘리베이터 회사 쉰들러가 2018년 제기한 3000억대 국제투자분쟁(ISDS) 본안 소송에서 완전 승소했다. ISDS 본안 소송 전부 승소는 2018년 중국투자자가 제기한 ISDS 사건 이후 두번째다. 이번 승소로 정부는 배상금 3250억원에 대한 책임 면제는 물론 96억원의 소송 비용까지 돌려 받게 됐다.

15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우리정부는 지난 14일 오전 2시경 쉰들러가 제기한 ISDS 사건에서 중재판정부로부터 만장일치로 승소 판정을 받았다.

쉰들러는 2018년 10월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EFTA(유럽자유묵역연합) 투자협정에 근거해 ISDS를 제기했다. 쉰들러 측은 최초 배상액으로 약 4900억원을 주장했다가 최종 심리단계에서 3250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일반적인 ISDS 소송에서는 상대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손해를 봤다는 것이 소송 청구 이유이지만 쉰들러의 경우 한국 정부가 규제를 소홀히 해 손해를 봤다는 취지였다. 쉰들러가 당시 현대엘리베이터(HE)에 투자한 상태였는데, HE가 유상증자 등 주주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동을 했음에도 한국 정부가 규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쉰들러의 주장은 3가지로 요약된다. △HE가 2013년~2015년 불필요한 유상 증자를 단행하고, 경영진에 콜옵션을 헐값 양도 △금융감독원이 HE 유상증자 심사를 태만하게 함 △한국 정부가 외국 투자자인 쉰들러를 차별 대우함 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쉰들러와 현대그룹 회장간 '주주 간 경영권' 분쟁에 불과하다"며 "공정위·금융위·금감원의 각 조치가 국내 법령과 관행을 엄격히 준수하여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쉰들러가 주장한 금감원의 HE 유상증자 심사, 콜옵션 양도 조사 역시 적법하게 수행된 사실을 중재소송 과정에서 입증했다. 더 나아가 쉰들러의 주장을 인정하더라도 쉰들러는 이미 현대 그룹에게 막대한 손해 배상을 받은 사실을 들며 이들이 한국 사법 체계 내에서 법적 구제를 받은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쉰들러는 2023년 3월 현대 그룹 회장에게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 그해 4월 배상금과 이자로 2815억원을 받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판정부는 대한민국 규제당국이 자의적의고 부당하게 행동했다는 쉰들러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며 "외국 투자자가 사적인 분쟁을 국제법상 국가책임으로 전가하는 방식으로 천문학적 배상금을 받으려는 시도를 차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정부는 2024년 5월 31일 중국 투자자가 제기한 ISDS 본안에서도 승소한 바 있다. 당시 중국 투자자 민모씨는 우리정부로 인해 손해를 봤다며 2641억원(최초 2조원)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ISDS를 제기했으나 중재판정부가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ISDS 본안 심리까지 진행된 ISDS 사건에서 한국 정부 첫 '전부 승소' 사례로 당시 정부는 "불법 투자자는 ISDS 보호 대상이 아니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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