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도자 축출에 10달러... 전쟁 베팅 비난 여론

파이낸셜뉴스       2026.03.16 10:44   수정 : 2026.03.16 10: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미국 대선 승자 예측으로 주목을 끌던 예측 시장 플랫폼들이 이란 전쟁으로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비윤리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BBC 방송은 폴리마켓과 칼시 같은 예측 시장 플랫폼들이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스포츠 도박을 넘어 정치와 전쟁, 심지어 특정 인물의 사망까지 베팅 대상으로 삼고 있어 윤리적·법적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수주전에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의 피자 주문량 급증 소식이 SNS를 통해 알려지자 미 몬태나주에 거주하는 한 30대 중반 남성은 3월1일 이전에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축출 되는 것에 10달러를 걸었던 사례를 소개했다.

주요 예측 플랫폼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은 지난 1년간 440억달러(약 61조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2018년 스포츠 도박 합법화와 2024년 선거 베팅 허용 판결이 기폭제가 됐다.

아직 베팅이 주로 스포츠 경기 결과 예측이 주로 이루고 있으나 각종 선거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 예수의 재림이 예상되는 해 등 여러 문제에 돈을 걸 수 있다.

특히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하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이스라엘 등 분쟁 지역의 군사 행동과 관련된 소위 '잔혹한 베팅'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폴리마켓에서는 이란 전쟁 관련 베팅에만 5억달러(약 7480억원)가 몰렸으며, 한때 '핵폭발 발생 여부'에 돈을 거는 상품까지 등장했다가 비난 여론에 삭제되기도 했다.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전쟁 폭리'이자 '국가 안보 위협'으로도 규정하고 있다.

시민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크레이그 홀먼은 "국가 수장의 죽음을 두고 도박을 벌이는 매우 소름 끼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국의 강력한 단속을 촉구했다.

특히 내부자 거래 의혹이 핵심 쟁점이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소식이 공식 발표되기 직전, 한 이용자가 수십만 달러의 수익을 거둔 사례가 발견되면서 군사·외교 기밀이 도박판의 수익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플랫폼 측은 이것이 도박이 아닌 '금융 상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가격으로 환산해 기업들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헤지)할 수 있게 돕는다는 논리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힘입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내에서도 "이 시장이 정당한 경제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옹호론이 힘을 얻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칼시는 하메네이 관련 베팅을 취소하고 5400만달러(약 807억원)의 판돈을 환불했다.
회사 측은 "사람의 죽음으로 결판나는 시장은 개설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이용자들은 "축출이라는 단어 뒤에 숨은 실질적인 의미를 알고도 시장을 열어놓고 이제 와서 발을 뺀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이 앱들을 '금융 거래소'로 볼 것인지, '도박장'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주 정부와 연방 정부 간의 법정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BBC는 민주당 측은 공직자의 사건 계약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압박에 나섰으나, 규제 완화를 앞세운 차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실제 규제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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