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아카데미 2관왕 쾌거

파이낸셜뉴스       2026.03.16 15:31   수정 : 2026.03.16 15: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 상은 한국과 전 세계 한국인들을 위한 것이다.”

넷플릭스 최다 시청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미국 골든글로브와 그래미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2관왕에 오르며 신드롬의 정점을 찍었다. ‘케데헌’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았다.

디즈니의 '주토피아2', 픽사 스튜디오의 '엘리오'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K컬처가 중심이 된 애니메이션이 주요상을 받은 상징적 사례가 됐다.

■존재감 드러낸 아시아 창작자들

메기 강 감독은 이날 붉은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나와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영화를 스크린에서 보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정말 미안하다”며 “하지만 이제 이런 영화가 존재한다. 다음 세대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상의 기쁨을 한국과 전 세계의 한국인들과 나눴다.

공동 연출자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은 “음악과 이야기에는 문화와 국경을 초월해 우리를 연결하는 힘이 있다”며 세계 곳곳의 창작자에게 용기를 전했다. 그는 “젊은 영화인과 예술가, 음악가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달라. 여러분의 목소리로 노래하라. 세상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케데헌’의 흥행과 비평적 성공을 통해 여성 프로듀서로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미셸 윙 제작자도 이날 함께 무대에 섰다.

‘케데헌’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골든’은 주제가상을 받았다. K팝 장르 노래가 아카데미에서 주제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골든’을 부른 가수이자 공동 작사·작곡가 이재는 눈물을 터뜨리며 “이 곡은 성공이 아닌 회복에 관한 노래”라며 “어린 시절 사람들은 K팝을 좋아하는 저를 놀렸지만 지금은 모두가 우리의 노래를 부른다. 자랑스럽다”고 감격해했다.

K팝 가수를 꿈꾸며 10년 넘게 연습생 생활을 하다 좌절했던 소녀가 시간이 흐른 뒤 다른 방식으로 꿈을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공동 작사가 마크 소넨블릭과 더블랙레이블 소속 작곡가 곽중규·이유한·남희동(IDO), 서정훈 등도 무대에 함께 올라 기쁨을 나눴다. 다만 시간 관계상 이들의 수상 소감이 중간에 끊겨 아쉬움을 남겼다.

■아카데미 무대 물든 K팝 응원봉 문화

외신도 이날 ‘케데헌’과 ‘골든’의 수상 소식을 전하며 그 문화적 의미를 짚었다. 영국 ‘가디언’ 등은 K팝이 음악 산업을 넘어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중심 시상식까지 영향력을 확장했다며 "이재, 이도, 테디 등은 이 부문에서 최초로 수상한 한국인이 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케데헌’의 수상을 두고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다양성과 문화적 대표성이 확대되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 창작자의 존재감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다.

이재는 이날 ‘케데헌’ 속 걸그룹 ‘헌트릭스’로 활약한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와 함께 특별 무대도 꾸몄다. 세 사람은 ‘백의의 민족’ 후손답게 흰색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타악기 연주자를 포함한 24명의 무용수가 흰색 의상에 노란 깃발을 흔들며 공연에 한국적 색채를 더했다. 객석에서는 엠마 스톤, 기네스 팰트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응원봉을 흔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K팝의 응원 문화가 아카데미 무대에 그대로 옮겨진 셈이다.

이재원 성균관대 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전공 초빙교수는 “K팝을 소재로 한 ‘케데헌’ ‘골든’의 수상과 BTS의 광화문 공연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현상은 K팝의 현재 위상을 보여준다”며 “K팝이 더 이상 일부 팬의 취향이 아니라, 세계 음악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오스카나 넷플릭스는 여전히 세계 콘텐츠 시장의 패권을 쥐고 있는 만큼 이러한 성과들은 K팝의 외연이 더 확장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부고니아’는 작품상˙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날 영예의 작품상은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차지했다. 이 작품은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 외에도 각색상·편집상·캐스팅상까지 총 6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