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위협처럼 국제유가 배럴당 200달러 가능한가?
파이낸셜뉴스
2026.03.17 07:38
수정 : 2026.03.17 07: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동 정세가 요동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전례 없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이란 정부는 자국군이 상선을 공격함에 따라 "전 세계는 배럴당 200달러의 유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16일(현지시간) 에너지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문제는 이란의 위협이 빈말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전망을 분석했다.
미국 재무부 소식통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유일한 실질적 방안인 '지상군 투입'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소식통은 "지상군 없이 해군 함정으로 상선을 호위하는 방식은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고속정 공격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사전에 대규모 기뢰 제거 작업까지 선행되어야 하는 난제"라고 설명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해운 보험 지원 등 대책을 강구 중이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공급망 차단 위기에 직면한 미국은 전방위적인 공급 확대에 나섰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비축유(SPR) 1억7200만배럴 방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권고한 4억배럴 방출 계획의 일환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의 유연해진 제재 정책이다.
미국은 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제재 대상이었던 러시아산 석유에 대해 오는 4월 11일까지 30일간 한시적 제재 면제(Waiver)를 부여했다.
인도를 비롯한 주요국들이 합법적으로 러시아산 기름을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축출된 베네수엘라산 석유 역시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해졌으나, 오랜 시설 노후화로 당장 공급량을 늘리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폐쇄될 경우 유가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 공급 차질 규모에 따라 배럴당 82달러에서 1차 오일쇼크 당시 수준의 차질 규모인 1일 800만배럴 감소시 127달러선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호주 맥쿼리 그룹의 비카스 드위베디 전략가는 "호르무즈 봉쇄는 도미노 현상을 일으켜 유가를 150달러 이상으로 밀어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유가는 단순한 경제 지표 그 이상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차기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 상승은 치명적이다. 통계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휘발유 가격은 갤런(3.8L)당 약 25~30센트 상승하며 이는 수십억 달러의 소비자 지출 감소로 이어진다.
역대 미 대선에서 선거 전 2년 내에 경기 침체가 발생했을 때 집권당이 승리한 경우는 단 한 번뿐이었다.
유럽 연합(EU) 보안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격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선언한 뒤 2~3주 내에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전보다는 압박을 통한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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