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사라졌다…트럼프, 전쟁 시한 접고 미중회담 연기

파이낸셜뉴스       2026.03.17 10:46   수정 : 2026.03.17 10: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한 달 연기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2월 28일(현지시간) 이란을 공격한 이후 이번 작전이 약 4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전쟁 종료 시점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 선언'을 할 경우 전쟁이 마무리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란이 예상보다 공고하게 버티고 있고, 전 세계 원유 수송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출구전략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연기… "전쟁 장기화 신호"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 달 정도 (중국에)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을 방문하고 싶지만 (이란) 전쟁 때문에 나는 여기(미국)에 있고 싶고, 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중 정상회담은 당초 이달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예정돼 있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CNBC 인터뷰에서 "물류적인 이유(logistics)"로 회담이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이 연기된다면 그것은 대통령이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경비를 요구했기 때문은 아닐 것"이라며 "일정이 변경된다면 단순히 물류적인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 등을 상대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대응을 위한 군사 지원을 요청한 만큼, 이를 정상회담과 연계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올해 가장 중요한 외교 일정으로 꼽히는 미·중 정상회담을 한 달 연기하는 강수를 둔 배경에는 이란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4주" → "곧"… 사라진 전쟁 타임라인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초기 "4주 혹은 그 이하"라고 작전 종료 시점을 제시했다. 이후에는 "4~5주", "4~6주" 등으로 기간을 다소 넓혀 언급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언제 끝나느냐는 질문에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다만 "이번 주에 끝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전쟁 초기 제시했던 구체적인 시간표가 사라지고, 모호한 표현만 남은 것이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의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군 통수권자로서 미국을 떠나 최대 경쟁국인 중국을 방문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목표 흔들리고 동맹 이탈… 출구전략 복잡


전쟁이 장기화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전 초기에는 이란의 잠재적 위협 제거와 탄도미사일 등 군사력 파괴가 목표였다. 이후에는 이란 국민에게 자유를 부여하겠다는 '정권 교체'까지 언급됐고, 다시 핵·미사일·해군·테러 제거 등으로 목표가 확장됐다.

NBC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전 메시지가 일관성을 잃고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 개발 저지라는 제한적 목표부터 민중 봉기를 통한 정권 전복까지, 목표가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소속 마크 켈리 상원의원도 "명확한 계획과 출구전략이 없다"고 비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역시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세계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주요 군사 인프라를 타격했지만, 혁명수비대(IRGC)의 비대칭 공격에는 여전히 노출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 동맹국들에 해협 안정화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상당수 국가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전쟁이 이미 다자 충돌로 확산돼 단기간에 종료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중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고위급 경제·무역 협상을 열고 현재의 관세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신화통신은 양국이 안정적인 경제·무역 관계가 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유익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또 무역·투자 촉진을 위한 실무 메커니즘 구축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