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시작한 전쟁 아니다"…트럼프, 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청에 유럽국들 거부

파이낸셜뉴스       2026.03.17 13:49   수정 : 2026.03.17 13: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인근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 작전에 동맹국들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발을 빼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해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유럽 정상들이 "우리의 전쟁은 아니다"라며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하고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국가들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군사적으로 협력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미래에 매우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유럽 당국자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이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 우리가 시작한 것도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지역에 더 많은 군함을 보내는 것은 외교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외교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국 해군이 동지중해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으며,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 12일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자국 군인 1명이 사망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의 리더십은 어떤 압박 속에서도 영국의 이익을 위해 굳건히 서는 것"이라며 영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를 '우리'가 아닌 '그들' 또는 '유럽'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유럽 국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걸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해제한 결정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결정에 분노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중동 전쟁에 협력하는 것이 자신들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는지 깊은 회의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동맹국들의 회의적인 태도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와의 오찬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40년 동안 당신들을 보호해 왔는데 이렇게 사소한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냐"며 유럽과 일본 등이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이 페르시아만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동맹국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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