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이내 차익실현’…금융위, 경주마식 가상자산 시세조종 혐의자 고발

파이낸셜뉴스       2026.03.18 15:30   수정 : 2026.03.18 15:30기사원문
가격변동률 초기화 시각 노려 고가주문·사전매집 후 개미에게 물량 전가

금융당국 “변동률 상위 종목 추종 매수 주의”…거래소 예방 조치도 강화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격 변동률 초기화 시점을 노려 초단기 시세조종을 한 혐의자를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이른바 ‘경주마 효과’를 악용해 일반 투자자의 추종 매수를 유도한 뒤 불과 3분 만에 수억원대 차익을 실현하고 이탈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제5차 정례회의를 열고 가상자산 시세조종 행위 혐의자에 대한 수사기관 고발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번 사건 핵심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격 변동률이 일괄 초기화되는 시각에 발생하는 경주마 효과에 있다. 혐의자는 특정 가상자산을 저가에 사전매집한 뒤, 정각이 되는 순간 매도 10호가를 초과하는 수억원대 고가 매수 주문을 단 한 번 제출했다.

이로 인해 해당 종목이 거래소 앱 내 ‘상승률 최상위’에 노출되면, 이를 본 일반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는 심리를 이용했다. 조사 결과 혐의자는 매수세가 유입되는 초기 10초 이내 매도를 시작했으며, 통상 3분 이내 보유 물량 전량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혐의자는 수십개 종목을 대상으로 대량 선매수를 반복했으며, 하루에 한 종목씩 순차적으로 시세를 급등시키는 등 계획적인 범행 수법을 보였다. 일부 구간에서는 종목 순위가 하락할 경우 추가 고가 매수 주문을 넣어 상위권을 유지시켰다.

금융당국은 조사과정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이상거래 예방조치 운영이 일부 미흡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는 지난해 4·4분기부터 강화된 불공정거래 예방조치를 시행 중이다.


주요 개선사항으로는 기존 4개였던 예방조치 대상 거래유형을 △허수성 매매 △특정종목 매매집중 △취소·정정 과다 등 3개를 추가해 총 7개로 표준화했다. 또한 이상거래가 반복될 경우 주문제한 조치를 단계별로 가중하고, 이용자에게 형사처벌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표준 스크립트를 마련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격 상승률이 초기화되는 시점에 급등하는 종목은 언제든 가격이 급락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고가 매수 주문을 단 1회만 제출하더라도 매매 유인 목적이 인정될 경우 조사 및 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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