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이름만 남았다…검찰 수사·지휘권 조항 모두 삭제
뉴스1
2026.03.18 15:30
수정 : 2026.03.18 15:55기사원문
(서울=뉴스1) 정윤미 송송이 기자 = 당·정·청이 합의한 공소청법·중대수사범죄수사청(중수청)법 최종안에서 공소청 검사의 수사 개입 여지가 있는 조항들이 모두 삭제됐다. 당초 정부안에 들어 있던 검사의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과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지휘·감독권은 삭제됐다.
법조계 내에서는 이 같은 최종안에 대해 검찰총장 명칭 하나만 남았다는 평가와 함께 사법 통제와 인권 보호 기능이 붕괴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檢 지휘권 전부 삭제, 수사·기소 완전 분리…특사경, 수사 공백 우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소청·중수청법 최종안에서 공소청 검사의 직무가 기존 정부안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공수청법 최종안 제4조 검사의 직무 관련 조항에서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이 삭제됐다. 당초 정부안에도 담겼던 부분인데 최종안에는 '영장 청구에 관해 필요한 사항'으로 대체됐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영장 청구와 집행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영장 집행 지휘권 행사는 실무적으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검사가 최종 검토하고 집행될 수 있도록 도장을 찍는 행위로 여겨졌다. 검사는 영장 집행 도장을 찍기 전에 청구한 내용과 전혀 다른 내용의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의 무분별한 영장 집행과 판사의 부적절한 영장 발부에 대한 감시·감독 기능이 사라져 인권 침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영장 청구 지휘는 검찰의 수사 지휘권 폐지 이후 사례를 찾기란 쉽지 않다. 과거 경찰 수사를 지휘할 당시 수사상 필요한 경우 '영장 신청을 통해서 확인해 보라' 지시할 수 있었겠지만, 현재는 이 같은 행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영장 청구 지휘권은 기존에도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특사경 지휘·감독권도 사라졌다. 특사경은 노동·세무·환경·건축 등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고 검사 지휘 아래 직접 수사해 사건을 송치하는 제도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특사경 총 2만161명 가운데 약 48%(9671명)가 경력 1년 미만이었다. 같은 해 특사경이 송치한 사건 가운데 기소로 이어진 사건은 45%에 불과했다.
이처럼 특사경의 수사 전문성이 부족하다 보니 2017~2018년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은 남겼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행정 절차나 내용을 잘 아는 특사경도 형사소송법 이론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일선 검사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짚었다. 익명의 서울 소재 부장검사는 "향후 수사 공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사와 단절된 중수청 수사관…입건 요구권 사라지고 수사대상 확대된 중수청
공소청법 최종안에서는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에서 송치한 사건과 관련해 다른 범죄에 대해 입건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입건 요구권'도 사라졌다. 수사와 관련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제기할 수도 없게 됐다. 어떤 사건에 대해 특정 경찰이 수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직무배제를 요구하거나 수사를 중지할 수 있는 권한도 폐기됐다.
중수청법 최종안은 중수청 수사관과 검사의 관계를 규정한 제45조가 폐기됐다. 그러면서 검사와 수사관은 완전히 독립된 상태로 상호 견제와 협력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중수청 수사관의 경우 기존에 중대 범죄 등 혐의가 있다고 인식해 수사를 개시할 때 지체 없이 검사에게 수사 사항을 통보해야 했는데, 이 같은 '입건 통보 의무'가 없어졌다.
한 형사소송 전문 A 변호사는 "수사와 기소는 칼로 무 자르듯이 구분할 수 없는 개념인데 두 기관이 전혀 다른 기관이 됐다"며 "이게 범죄 수사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인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이제는 경찰, 중수청이 왕"이라며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경찰관이 있는 교회나 조기축구회라도 나가시는 것이 좋겠다"고 지적했다.
공소청법 최종안에서 공소청의 장 명칭은 '검찰총장'으로 유지됐다. 헌법에 명시된 검찰총장 직책을 공소청장으로 수정할 경우 위헌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검사의 징계와 관련해 탄핵 절차 없이 파면될 수 있다는 내용도 남았다. 기존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의 3단 구조는 명칭만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으로 변경됐다. 여권 일각에서 주장한 검사 전원 면직 후 재임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중수청법 최종안의 경우 기존 6대 분야 수사 대상(부패·경제·마약·방위사업·국가보호·사이버 범죄)이 유지됐으며 구체적인 수사 범위만 개별법으로 세분화했다. 더욱이 판사·검사 등이 형사 사건에서 의도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처벌하는 법 왜곡죄와 변호사법·국가정보원법 위반 등이 수사 대상에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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