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해킹 급증… 단말보안 넘어 '세대간 망 분리'가 차단 핵심

파이낸셜뉴스       2026.03.18 18:18   수정 : 2026.03.18 18:17기사원문
전세계 사이버 공격 46% 늘어나
네트워크 관문인 '라우터' 겨냥
침투땐 연동된 기기 정보도 털려
주기적인 비번 업데이트는 필수
정부 보안 실태조사 추진 속도전

로봇청소기, 월패드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노린 사이버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 카메라·센서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집에서 활동하는 기기 특성상 해킹 시 사생활 등 민감정보가 그대로 노출될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기 보안뿐 아니라 네트워크 보안 체계 구축과 정부 차원의 IoT 보안 실태 조사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덱스포즈 등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5년 전 세계 IoT 기기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 시도는 하루 평균 약 82만건이었다. 2024년 일 평균 약 56만건을 기록한 것에 비해 46%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초까지 집계된 데이터에서도 공격 증가세는 둔화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분석 업체 디맨드세이지에 따르면 전 세계 IoT 기기는 2025년 198억대에서 2034년에는 406억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IoT 공격의 75% 이상은 네트워크의 관문인 라우터를 겨냥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우터가 뚫릴 경우 동일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로 침투가 확산될 수 있다. IoT 기기는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비밀번호 설정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공격자들은 해당 취약점을 이용해 네트워크 트래픽을 가로채거나 악성코드를 퍼뜨리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본 과제로는 보안 업데이트와 인증 관리, 나아가서는 네트워크 보안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로봇청소기 제품 6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펌웨어 보안 설정이 충분하지 않고 사용자 인증 절차가 미비해 불법적인 접근 가능성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사업자에게 모바일앱 인증 절차 강화, 펌웨어 보안 개선 등을 요구했다.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비밀번호 설정과 주기적인 보안 업데이트 등 기본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안업계는 단말 중심 대응을 넘어 네트워크까지 포함한 통합 보안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일용 안랩 컨버전스실 팀장은 "IoT 기기는 카메라·마이크 등 다양한 센서와 네트워크 기능을 함께 탑재하고 있어 단말 보안뿐 아니라 네트워크와 운영 환경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보안 관리가 중요하다"며 "네트워크에서 이상 행위를 탐지하고 기기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보안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러 세대가 네트워크를 공유하며 월패드 등 스마트홈 기기를 활용하는 환경에서는 세대 간 망 분리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공동주택에서는 세대 간 네트워크 분리와 비인가 단말 접근 통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엑스게이트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정부가 신축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세대 간 망 분리 의무화 조치를 도입했다"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 기관들은 추가로 주차, 전기차 충전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써드파트서비스망에도 세대 간 망 분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대 간 망이 아닌 개별 가정의 공유기에 여러 기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로봇청소기 등의 경우에는 논리적 망 분리(VLAN) 기술이 강조된다.


엑스게이트 관계자는 "하나의 와이파이에 여러 기기가 연결된 환경에서 한 기기가 해킹되면 다른 기기로 침투가 확산될 수 있는데, VLAN은 기기들이 서로의 망에 간섭하지 못하게 만드는 기술"이라며 "로봇청소기의 데이터는 1번 도로를, 노트북의 데이터는 2번 도로를 달리도록 상호 접근을 차단해 하나가 해킹되더라도 다른 기기로 침투가 확산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적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IoT 기기 보안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