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보스턴다이내믹스 투자 늘렸다…몸값 24배↑

파이낸셜뉴스       2026.03.19 06:31   수정 : 2026.03.19 06:31기사원문
기업가치 약 30조 평가



[파이낸셜뉴스] 현대글로비스가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베팅을 늘렸다. 지난해 891억원 규모의 추가 출자를 단행하며 지분율을 높였고, 이를 기반으로 산출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는 약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현대차그룹의 인수 당시와 비교하면 무려 24배 뛴 수치다.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공개를 계기로 몸값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어, 현대글로비스의 '숨은 자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891억 추가 출자..지분율 11.25%로 확대

19일 현대글로비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총 891억2615만원을 추가 출자했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율은 기존 10.95%에서 11.25%로 0.3%p 상승했다.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당시 전체 인수가 8억8000만달러 중 10%에 해당하는 지분을 맡아 약 1420억원을 투입했다. 2022년 300억원, 2023년 254억원, 2024년 673억원 등 매년 꾸준히 출자를 확대해왔다. 지난해 출자 규모가 891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그룹 차원의 확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글로비스의 출자 금액(891억원)과 그에 따른 지분율 변화(0.3%p)를 단순 환산하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총 기업가치는 약 30조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이는 2021년 6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책정한 기업가치 11억달러(약 1조2482억원)와 비교하면 약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20%), 현대차(30%), 현대모비스(20%), 현대글로비스(10%) 등이 지분 인수에 참여해 총 80%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수차례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현재 지분 구조는 정의선 회장 약 22.6%, HBM Global(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합산) 56.5%, 현대글로비스 11.25% 등으로 재편된 상태다.



■아틀라스가 쏘아 올린 '피지컬 AI' 광풍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몸값 상승에 결정적 기폭제가 된 것은 지난 1월 CES 2026에서 공개된 차세대 전동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다. 현대차그룹은 이 자리에서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HMGMA 공장에 아틀라스를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등으로 작업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폭발시켰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잠재적 기업가치를 최대 100조원대로 추정한다. KB증권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2035년 연간 960만대 규모의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점유율 15.6%(150만대)를 차지하고, 매출액 2883억달러(약 404조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며 기업가치를 128조원으로 평가했다.

만약 보스턴다이내믹스가 10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상장에 성공할 경우,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11.25% 지분의 가치는 최소 11조원에서 최대 14조원 이상에 이를 수 있다. 이는 현대글로비스가 그간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누적 투입한 총 투자금 약 3500억원 대비 30~40배에 달하는 투자 수익을 의미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실제 기업가치는 향후 상장 절차를 통해 구체화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나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와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공모 절차를 진행한 뒤 내년 초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장재훈 부회장 직속의 사업기획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상장 준비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다이내믹스 IPO(기업공개)가 성공할 경우, 약 22.6%의 지분을 보유한 정의선 회장은 구주 매출을 통해 20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정 회장의 지분 승계와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결정적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뒤따른다.

다만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현재 재무 상태는 여전히 녹록지 않다. 지난해 기준 자산 7774억원, 부채 3652억원, 매출 150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5284억원에 달했다. 매출의 3.5배에 이르는 적자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매출 669억원에 순손실 2419억원을 기록하는 등 대규모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수십조원의 기업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2028년 양산을 기점으로 급격한 매출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 등과의 경쟁 속에서 아틀라스가 보여준 기술 완성도가 글로벌 시장에서 최상위 수준이라는 평가가 이 같은 밸류에이션의 근거다.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본업인 물류·해운 사업 외에 기업가치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히든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IPO 성공 여부에 따라 현대글로비스의 주주가치 역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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