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변수' 덮친 미일 정상회담, 5가지 쟁점은
파이낸셜뉴스
2026.03.19 11:14
수정 : 2026.03.19 20:40기사원문
자위대 파견 ‘법적 한계’..일본 기여에 관심
108조 대미 투자 보따리…SMR·알래스카 원유 ‘선물 공세’
10% 관세에 15% 압박까지…트럼프 ‘확약’ 받아낼까
희토류·리튬 ‘탈중국 동맹’…공급망 전면 재편 시동
이란에 밀린 대중 전략…인도·태평양 관여 끌어낼까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정부 전용기를 타고 미국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일본 측 예상 밖이었던 이란 공격 상황 속에서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함정 파견 요구 여부 등 이란 정세 대응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요구를 직접 제기할지 파악하지 못한 채 경계심을 높이며 회담에 임하게 됐다.
안보·경제를 아우르는 핵심 현안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가운데 다음과 같은 5가지 이슈가 회담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일 정상회담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견 문제와 관련해 "일본 법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할 수 있지만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명확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유럽 각국 등에 함정 파견을 요구했다가 지난 17일에는 "도움은 원하지 않는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일시적으로 안도감이 퍼졌지만 실제 정상회담에서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한 외무성 간부는 "직접 만나보기 전까지 무엇을 요구할지 알 수 없다"고 밝혔으며 총리 관저 관계자도 "미국 정부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우선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의 사태 진정 노력에 대한 지지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다만 전투 지역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것은 법적으로 어려운 데다 미국조차 함정을 파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리스크가 지나치게 크다는 판단이 정부 내부에서는 지배적이다. 유럽에서도 반대 또는 신중론이 다수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완전한 정전 합의 이후에는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고 말해 전후 파견 가능성은 남아 있다.
②대미 투자: 2차 투자 108조..1차의 2배
정상회담에서는 대규모 대미 투자도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선물' 성격으로 미국 내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프로젝트 등을 제시할 방침이다.
앞서 미일 관세 합의에 대한 대가로 일본은 약 5500억달러(약 825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미 △인공 다이아몬드 △미국산 원유 수출 인프라 △가스 발전소 등 1차 사업을 발표했다. 1차 사업 규모는 총 360억달러(약 53조원)였으며 이번 2차 사업 규모는 이보다 2배 많은 최대 730억달러(약 108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2차 사업으로는 히타치GE의 SMR 건설, 웨스팅하우스 프로젝트 협력, 알래스카 원유 증산 투자, 미국산 원유 공동 비축 등이 검토되고 있다.
요미우리는 특히 미국산 원유 공동 비축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원유 생산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며 "일본의 비축 수요가 안정적으로 확보될 경우 개발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③신규 관세: 15% 관세 압박 속 트럼프 '확약' 받아낼까
미국은 지난달 말 기존 상호관세 대신 일률 10% 신규 관세를 도입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위법해 무효라고 판결한 직후다. 이 조치는 기존 미일 합의의 예외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일본 기업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15%까지 인상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여기에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1일 연방 관보 게재를 통해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를 선언하고 조사 대상으로 일본과 한국, 중국, 유럽연합(EU), 베트남, 인도 등 총 16개 경제 주체를 적시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 측에 15% 관세 인상 대상에서 제외를 요청했으며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확약'을 받을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④공급망 강화: 희토류·리튬 '탈중국 동맹'
양국은 희토류·구리 등 중요 광물 개발, 공급망 강화, 가격 안정 협력 등 경제안보 분야 협력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의 저가 핵심 광물 조달 의존도를 낮추고 미·일 주도로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 협력은 '미일 핵심 광물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며 양 정상간 확인을 거쳐 4개 사업을 우선 지정한다. △인디애나주 희토류 정제 사업 △인디애나주 구리 제련 사업 △노스캐롤라이나주 리튬 광산 개발 △애리조나주 카퍼월드 구리광산 개발 등이다.
'핵심 광물 공급망 강건성 확보를 위한 미일 행동계획'도 마련된다. 중국산 저가 광물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관세 부과 등을 통한 '최저가격 보장제' 도입이 주요 방안으로 검토된다.
양국은 해양 광물 자원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무 작업반도 설치할 예정이다. 하와이 인근 해역의 망간 채취와 일본 오가사와라 제도 미나미토리시마 인근의 희토류 채굴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⑤대중·대만 전략: 美 인도·태평양 관여 끌어낼까
당초 일본의 이번 방문 목적은 오는 31일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대중 전략을 조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란 정세 대응으로 미중 정상회담이 연기되면서 일본의 구상은 어긋났다.
외무성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은 이란 문제로 가득 차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총리 관저 관계자도 "일본이 중국 문제를 견제하려 해도 (미중) 회담이 연기되면서 효과가 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정상회담에서 대중 정책과 대만 문제에 대한 미·일 간 인식을 일치시키고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방침이다. 또한 미국에 집중돼 온 안보 부담을 일본이 적극적으로 분담하겠다는 자세를 보여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확실히 관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가 일본의 방위비 증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에도 상응하는 부담을 요구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일본에 구체적인 방위비 증액 요구를 할지 주목된다.
미 국방부는 지난 1월 발표한 국가방위전략(NDS)에서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으로 늘릴 것을 요구했다. 일본 총리는 안보 관련 3개 문서의 연내 조기 개정을 추진해 GDP 대비 2%를 넘는 수준으로 자율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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