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에 전쟁까지… 축산물 가격 상승하는 육(肉)플레이션 오나
파이낸셜뉴스
2026.03.22 17:17
수정 : 2026.03.22 14:38기사원문
3대 가축병 동시 확산… 살처분 급증에 고깃값 상승
중동 물류 쇼크로 사룟값마저 급등… 밥상 물가 연쇄 상승 비상
[파이낸셜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3대 가축 전염병'이 동시에 확산되면서 가축 살처분이 급증해 축산물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비료와 사료 가격마저 급등하면서 '육(肉)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ASF는 22건이 발생 보고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AI는 올해 57건이 발생해 2022∼2023년(32건)과 2024∼2025년(49건) 수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구제역 역시 인천 강화와 경기 고양의 소 사육 농장에서 3건이 확인되는 등 2년 연속 발생했다.
지난 2019년 이후 3대 가축 전염병이 동시에 확산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축산물 공급망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동절기 산란계 살처분 규모는 986만마리를 넘어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483만마리) 대비 2배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ASF로 인한 돼지 살처분 마릿수도 15만마리를 돌파하며 지난해(3만4000여마리) 기록을 넘어섰다.
대규모 살처분으로 육류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축산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1일 소매가 기준 육계 9~10호 가격은 5154원으로 전년 동기(4385원) 대비 769원(17.5%) 뛰었다. 계란 한 판 가격은 같은 기간 6367원에서 6873원으로 506원(7.9%) 올랐다.
한우와 한돈 가격의 오름세도 가파르다. 한우 안심(100g)은 1만4255원에서 1만7975원으로 3720원(26.1%) 비싸졌고, 등심(100g)은 1만2745원에서 1만4471원으로 1726원(13.5%) 상승했다. 삼겹살(100g)도 2557원에서 2594원으로 37원(2.3%) 올랐다.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비료의 핵심 원료인 질소 가격은 지난 1월 1일 1t당 503달러에서 현재 610달러로 107달러(21.2%) 상승했다.
페르시아만 인접 국가들이 전 세계 질소 생산의 30~40%를 차지하는 만큼,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 불안정이 가격 폭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료 주원료인 옥수수 역시 1t당 같은 기간 164달러에서 183달러로 19달러(11.6%) 올랐다. 제반 비용이 연쇄적으로 오르면서 농축산물 가격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이슈 속에서도 공급망 다각화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전쟁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이슈가 발생한 만큼 면밀히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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