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등 산업 전반 연쇄 충격, 노조까지 위기 호소

파이낸셜뉴스       2026.03.19 19:02   수정 : 2026.03.19 19:02기사원문
포스코 등 노조, 산업 비상사태 주장
정부의 적극 대응 요구 목소리 커져

포스코와 현대제철 노조가 철강산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두 노조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벼랑 끝에 서 있는 한국 철강산업의 위기는 단순히 경기침체나 일시적 어려움이 아니라 제조업의 뿌리를 뒤흔들 수 있는 산업안보 비상사태"라고 주장했다. 상급 단체가 각각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다른 두 노조가 공동행동에 나선 것은 그만큼 지금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실제 이날 두 노조가 정부에 요구한 것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탄소중립 지원 확대, 친환경 기술에 대한 정부 투자 확대 등이었다. 일반적으로 노조가 주로 주장하는 임금이나 단체협상과 직결되는 현안은 아니다. 그러나 산업의 기반이 무너지는 걸 막지 않으면 다른 협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산업은 중국 기업의 과잉생산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이미 위기를 겪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미국이 한국 철강에 대해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해상운임까지 급등하고 있다.

철강산업과 함께 또 다른 기간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석유화학산업 역시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봉쇄가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석유화학의 핵심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이 같은 나프타 수급불안은 플라스틱 기초소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며 산업 전반에 연쇄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라면과 과자 포장지에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등이 모두 나프타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나프타 공급난이 일부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기간산업의 위기는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석유화학이 중심인 전남 여수와 충남 서산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철강산업 기지인 경북 포항, 전남 광양 역시 위기를 선언한 바 있다. 최근에는 충남 당진시와 울산 남구가 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신청하는 등 산업의 위기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노조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에너지 비용 절감 등 기업의 부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통상 리스크 대응과 금융 지원을 통해 산업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조치가 시급하다. 이와 함께 기술 변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친환경 공정 전환과 공급망 안정화를 포함한 종합적인 산업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위기의 산업에 대한 응급 처방과 재도약을 위한 구조적 대응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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