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금리 동결·중동 전쟁발 물가 전망 대폭 상향

파이낸셜뉴스       2026.03.20 05:43   수정 : 2026.03.20 05:43기사원문
ECB, 3대 정책금리 모두 동결
올해 유로존 물가 전망은 1.9%에서 2.6%로
올해 성장률 전망은 1.2%에서 0.9%로 하향 조정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 통화정책 핵심 변수로 부상



[파이낸셜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발 물가 충격 가능성을 경계하며 19일(현지시간) 예금금리 등 3대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했다. 다만 올해 유로존 물가 전망은 큰 폭으로 높이고 성장률 전망은 낮추면서, 시장의 시선은 연내 인하 기대에서 추가 긴축 가능성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이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 2.00%, 기준금리 2.15%, 한계대출금리 2.40%를 유지했다.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였다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밝혔다. ECB는 2025년 6월까지 1년간 예금금리를 총 2.00%p 내린 뒤 지난해 7월 이후 6차례 연속 금리를 묶었다.

ECB는 동시에 분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한 1.9%에서 2.6%로 대폭 상향했다. 내년 전망치도 1.8%에서 2.0%로 올렸다. 반면 올해 성장률 전망은 1.2%에서 0.9%로 낮췄고, 내년도 1.4%에서 1.3%로 소폭 하향했다. ECB는 중동 전쟁으로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게 커졌고, 인플레이션에는 상방 위험이, 성장에는 하방 위험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핵심 변수는 에너지다. ECB는 전쟁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려 단기 물가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라가르드 총재도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물면 간접적, 2차 효과를 통해 전반적 물가 상승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는 국제유가와 가스 가격 급등을 가정한 대체 시나리오도 별도로 제시했으며, 최악의 경우 올해 물가상승률이 4%대 중반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해석도 급변했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ECB의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최근 유가와 가스값 급등으로 이제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ECB의 올해 2차례 이상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도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 유럽 가스가 메가와트시당 70유로선에서 고착될 경우 ECB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ECB로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처럼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당시와 달리 현재 유로존 물가와 노동시장 여건은 훨씬 안정적이지만, 에너지 충격이 장기화하면 임금과 서비스 물가를 자극해 다시 전면적 인플레이션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ECB는 앞으로도 데이터에 따라 회의마다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이번 회의는 동결 자체보다 매파적 동결에 가까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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