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문화 연구·기록 작업 본격화… 밭담·잣담 조사 착수
파이낸셜뉴스
2026.03.20 09:05
수정 : 2026.03.20 09:05기사원문
제주 동부권 돌문화도 체계화
연말 학술도서 2종 발간 목표
유네스코 등재 학술 기반 축적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밭담과 잣담, 산담과 불턱 등 제주 돌문화의 형성과 분포, 경관적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조사·연구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제주 고유의 생활문화와 농경·목축 역사를 담은 돌문화를 기록 자산으로 축적해 보존과 활용의 토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돌문화공원관리소는 2026년 제주 돌문화 조사·연구 사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올해 말 학술도서 2종으로 발간된다. 제주 돌문화의 역사와 문화경관을 주제별·지역별로 나눠 정리하는 세 번째 조사·연구 사업이다.
이번 사업의 한 축은 ‘제주의 밭담과 잣담’ 연구다. 이 책은 ‘제주 돌문화 연구총서’의 세 번째 주제로 제주 농경문화와 목축문화 속에서 형성된 밭담과 잣담의 역사와 경관적 가치를 종합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밭담은 밭의 경계를 나누거나 바람을 막기 위해 현무암 돌로 쌓은 담이다. 제주 농업의 상징적 경관으로 꼽힌다. 잣담은 목장 경계나 방목 구역을 구분하기 위해 쌓은 돌담으로 제주 목축문화의 흔적을 보여주는 제주 문화유산이다.
밭담 연구에서는 제주 전역의 밭담 형성 과정을 정리하고 구좌읍 하도리, 한경면 고산리, 한림읍 수원리 등의 사례를 비교 분석한다. 지역별 지질과 농업환경 변화가 밭담의 형태와 축조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규명하는 작업이다.
잣담 연구는 조선시대 제주 국영목장 운영과 관련한 형성 과정과 분포 현황을 문헌과 현장조사를 통해 살핀다. 단순한 경계 시설이 아니라 목축 운영 체계와 지역 경관의 변화를 함께 읽을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이다.
또 다른 한 축은 ‘제주돌문화 길라잡이’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24년부터 제주 전역의 돌문화 유산을 지역별로 조사해 지도와 해설로 정리하는 기록 작업이다. 올해는 성산읍과 표선면, 남원읍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된다.
세 지역에 흩어져 있는 산담과 불턱, 제단 등 다양한 돌문화 유적을 현장 조사와 자료 분석으로 정리해 지역 돌문화 경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할 계획이다.
제주 고유의 산담은 무덤 둘레에 둘러 쌓은 돌담이다. 불턱은 해녀들이 물질 전후 몸을 녹이거나 작업을 준비하던 돌로 둘러친 공간이다. 제단은 마을 신앙과 제의 문화가 남아 있는 장소다. 돌문화 조사는 돌로 만든 구조물 자체만 보는 작업이 아니다. 제주인의 생활 방식과 공동체 질서를 함께 읽는 연구다.
특히 동부지역 조사는 제주 농경·생활문화 속에서 형성된 유산을 기록해 향후 지역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의 기초자료로 삼는 데 의미가 있다. 관광 자원화와 교육 콘텐츠 제작, 지역 해설 자료 축적에도 활용 범위가 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돌문화공원은 주제·지역별 연구를 단계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집 울타리나 생활 공간의 경계를 이루는 돌담인 울담과 집 대문에서 큰길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인 올레를 연구조사한 ‘제주의 울담과 올레’, ‘제주돌문화지도(조천·구좌편)’를 발간했다. 제주 돌문화 연구가 생활사와 공간사 해석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읽힌다.
이번 연구는 향후 ‘제주 돌담 쌓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뒷받침할 학술 기반으로 활용된다. 돌담의 축조 기술과 공간 활용 방식, 지역별 특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국제적 문화유산 가치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이상효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장은 “연구 성과를 학술도서로 발간해 제주 돌문화의 가치를 알리겠다”며 “유네스코 등재를 뒷받침할 학술 근거를 쌓고 교육·전시 콘텐츠 제작에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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