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밭 폐비닐 열분해로 다시 자원화
파이낸셜뉴스
2026.03.20 09:26
수정 : 2026.03.20 09:26기사원문
폐토양피복재 재활용 체계 도입
처리비용도 13% 낮춘다
연 700t 발생… 농가 처리난 숨통
소각·매립 대신 순환경제 전환 시동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감귤밭에서 나오는 폐토양피복재를 소각·매립 대신 열분해 방식으로 재활용하는 체계가 도입된다. 감귤 농가의 처리 부담을 줄이고 농촌 폐기물 관리 방식을 자원순환형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환경공단,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와 함께 ‘폐토양피복재 재활용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19일 한국환경공단 제주지사에서 체결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처리 경로가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다. 2019년 동복리 환경자원순환센터 반입이 제한된 뒤 별도 처리 방식이 필요해졌지만 폐토양피복재를 영농폐기물로 분류하는 법적 근거가 없어 일부 농가가 자체 처리에 의존하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
제주도는 폐토양피복재의 영농폐기물 지정을 위한 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건의했지만, 배출 지역과 발생량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제도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자원순환 방식의 자체 처리 방안을 제안했고,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차례 실무 협의를 거쳐 이번 협약으로 연결됐다.
협약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도 정비와 사업 발굴, 행정 지원을 맡는다. 한국환경공단은 재활용 수거체계 구축과 기술 지원, 현장 연계를 담당한다. 제주도는 배출·수거 현황 관리와 비용 지원을 맡고, 농협중앙회 제주본부는 폐토양피복재 수거와 집하를 맡는다.
핵심은 처리 방식의 전환이다. 제주도는 소각·매립 중심의 기존 처리 방식에서 벗어나 열분해 공정을 활용한 화학적 재활용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열분해는 폐합성수지 같은 물질을 산소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고온으로 분해해 기름이나 가스 형태의 자원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이렇게 만든 열분해유 등을 다시 플라스틱 원료 등으로 활용하는 자원순환 기술을 뜻한다. 제주도는 폐토양피복재를 단순 폐기물이 아니라 다시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바꾸는 순환경제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새 체계가 도입되면 톤당 처리비용은 33만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농가와 행정의 처리 부담을 함께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협약은 감귤 주산지 제주에서 반복돼 온 농촌 폐기물 처리 문제를 행정과 공공기관, 농협이 함께 해결하려는 첫 체계적 시도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감귤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생산 단계뿐 아니라 폐기물 처리와 환경 부담 관리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김영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처리 방법을 찾지 못해 농가가 어려움을 겪던 폐토양피복재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농업 현장 불편을 줄이고 환경 부담을 낮추는 자원순환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