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신고 새벽배송 직접 뛴 쿠팡 대표"…로저스, 정치권과 관계 복원 신호탄

파이낸셜뉴스       2026.03.22 17:17   수정 : 2026.03.22 14: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국회 청문회에서 한 약속을 이행하며 새벽배송 현장 행보에 나섰다. 정치권과 관계 개선을 염두해 두고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쿠팡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지난 19일 오후 8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30분까지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과 함께 새벽배송 체험을 실시했다.

이번 행보는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 당시 염 의원의 제안에 로저스 대표가 화답하며 성사됐다. 당시 업계 일각에선 의례적인 답변일 뿐 실제 이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로저스 대표는 지난 19일 오후 성남시 야탑 쿠팡로지스틱스(CLS) 배송캠프에 운동화를 신고 등장했다.

이들은 안전교육과 준비 체조, 상차 작업을 마친 뒤 각각 쿠팡 직고용 배송기사인 '쿠팡친구'와 동승해 아파트와 빌라, 단독주택 밀집 지역을 돌며 배송 업무를 수행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빌라 계단을 오르며 프레시백을 직접 배송하는 등 실제 기사들의 일상적인 업무 전 과정을 체험했다. 약 10시간에 걸친 배송 업무를 마친 뒤, 두 사람은 성남시내 한 식당에서 콩나물국밥으로 아침 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저스 대표는 체험 직후 "고객을 위해 수고해 주시는 배송 인력을 포함한 모든 근로자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안전하면서 선진적인 업무 여건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염 의원은 "현장 노동 여건을 직접 체감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이번 행보를 쿠팡의 대외 전략 변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2024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의 쿠팡 물류센터 현장 점검이 무산되며 갈등이 불거졌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동행은 정치권과 관계 개선을 위한 상징적 행보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을 위해 부임한 로저스 대표는 청문회 당시 통역사 기용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거나 의원들의 질의에 "그만합시다(Enough)"라고 반응하는 등 고자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정부 조사 협조를 강조하고, 현장 방문을 늘리는 등 태도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쿠팡은 99원 자체브랜드(PB) 생리대, 농산물 대량 매입,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등 정책 기조에 부응하는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2600만명대로 떨어졌던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최근 2800만명 이상으로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로저스 대표가 현장 중심 경영과 저자세 행보를 통해 기존 이미지를 바꾸고, 정부·정치권과 긴장 관계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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