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주가 떨어진 마이크론..."반도체 고점 지났나?"

파이낸셜뉴스       2026.03.20 15:34   수정 : 2026.03.20 15: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분기 매출이 3배 가까이 급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가 떨어지며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지난 것 아니냐'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투자자 관심이 '사이클 변곡점'에 쏠렸다"


마이크론은 19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3.78% 떨어진 444.2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마이크론은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2·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238억6000만 달러(약 35조 86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196%) 급증한 수치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161억3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10% 폭증했다. 특히 D램 매출이 188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79%를 견인했다.

그럼에도 마이크론 주가는 4% 가까운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분기 매출 총 이익률 81%에 HBM4 가격이 이미 반영됐고, 마진 개선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발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실적 서프라이즈 자체보다는 '사이클 변곡점', 'SCA의 하락장 방어력', '공급 과잉 가능성' 등으로 이동했다"라고 분석했다.

가이던스(기업 자체 전망)가 다소 보수적이라는 것도 투자자들의 매수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로도 작용됐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다음 분기 매출액 40% 증가 가이던스는 1~2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를 감안할 때 최소 50% 이상이어야 했다"라며 "지난 분기의 비트 출하가 너무 커서 다음 분기 출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고, 새로 체결한 장기 공급 계약(SCA)이 안정성을 담보하는 대신 고객사에게 다소 친화적인 가격 조건을 제공해 평균판매단가(ASP) 상승폭을 제한했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미 이익률이 7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는 제품 판가가 크게 올라도 이익률(%) 개선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고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점은 지나지 않았다'라고 입을 모았다. 김형태 연구원은 "'피크아웃(고점 통과)'이 아니라 '피크 장기화' 구간"이라며 "마이크론이 보수적 가이던스를 제시한 건 수익성의 상단이 막혔다는 의미가 아니고, 특히 낸드 가격 상승폭이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업사이드 요인"이라고 전했다.

김선우 연구원도 "실적발표 후 나타난 주가 하락은 막연한 고점 우려 때문이지만, 실제 업황은 급격한 다년 투자 확대나 본격적 멀티부킹이 이제 막 시작되려는 '미드 사이클(중간점)' 경로에 있다"라며 "주목할 것은 절대 이익의 폭발적인 확대이고 이번 사이클은 상한선이 있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가 아니라 투자의 상한선이 없는 기업간거래(B2B) 중심이라 주도이므로 예상을 뛰어넘는 이익률 도달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이클의 정점은 빨라야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로 예상했다.

박제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BM4는 일반 디램 대비 3배 이상의 웨이퍼 용량을 소모하므로, HBM 비중을 높일수록 일반 디램 생산량이 줄어드는 구조적 공급 제약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라며 "단기적으로 메모리 가격 변화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순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박유악 연구원은 "메모리 산업이 단순한 '가격 상승' 국면에서 '투자 및 출하 확대' 사이클로 전환되는 중"이라며 "메모리 공급사의 실적 성장 탄력이 둔화되고 주가 조정 국면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긴 호흡에서 접근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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