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인 줄 알았습니다" 153km 강속구를 165km로 튕겨낸 이정후의 괴력... '5번 타자' 고민, 완벽하게 끝났다

파이낸셜뉴스       2026.03.21 12:53   수정 : 2026.03.21 12:53기사원문
153km 강속구를 165km '총알'로 튕겨내다… 이정후의 경이로운 '파워 진화'
단순한 주루사? NO! 베이스 파고든 야성(野性), 100% 장전된 이정후의 몸 상태
'출루 머신' 넘어 '해결사'로… SF 벤치 미소 짓게 한 완벽한 5번 타자 적응기
시범경기 폭격 타율 '0.421'… 타격 기계의 예열은 끝났다



[파이낸셜뉴스] 딱! 하는 경쾌한 파열음이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을 갈랐다. 야수가 반응하기도 전에 타구는 이미 좌익수 앞에 떨어져 있었다. 메이저리그 투수의 묵직한 153km 강속구를 기어이 164.8km의 '총알'로 되돌려버린 사나이. 우리가 알던 '정교한' 이정후에 '파워'까지 완벽하게 장착된 순간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시범경기를 문자 그대로 '폭격'하고 있다. 단순한 안타 생산을 넘어, 타구의 질 자체가 메이저리그 정상급 수준으로 올라섰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MLB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의 5-2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난 별은 단연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였다. 성적은 3타수 2안타 1타점. 하지만 숫자보다 더 소름 돋는 것은 타구의 '내용'이었다.

출발부터 심상치 않았다. 2회말 첫 타석,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나긴 했지만 타이밍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정타였다. 예열을 마친 이정후의 방망이는 3회말, 기어이 불을 뿜었다.



2사 2루의 득점 찬스. 상대 선발 라이언 버거트가 던진 3구째 시속 153km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이정후의 배트는 조금의 밀림도 없이 날카롭게 돌았다.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164.8km.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완벽한 '하드힛(Hard Hit)'이었다. 좌전 안타로 연결된 이 타구에 2루 주자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재미있는 장면은 그다음이었다. 타점을 올린 이정후가 2루까지 과감하게 쇄도하다 아웃된 것. 일반적인 기사라면 '주루사'로 기록될 장면이지만, 현장의 시각은 다르다. 시범경기임에도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이 엄청난 투쟁심, 그리고 베이스를 파고드는 거침없는 발놀림은 그의 몸 상태와 컨디션이 '100% 그 이상'임을 증명하는 짜릿한 지표다.

감각을 완전히 끌어올린 이정후는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깔끔한 우전 안타를 때려낸 뒤 대주자와 교체되며 기분 좋게 하루를 마감했다. 우측, 좌측을 가리지 않는 완벽한 스프레이 히터의 면모다.

이날 활약으로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무려 0.421(19타수 8안타)까지 치솟았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그가 '5번 타자' 자리에 완벽하게 녹아들고 있다는 점이다. 출루는 기본이고, 이제는 중심 타선에서 득점권 찬스를 해결하는 '클러치 히터'의 임무까지 120% 수행해 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벤치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유다.

이제 시범경기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타율 4할대, 타구 속도 165km. 모든 준비는 끝났다. 샌프란시스코는 2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마지막 시범경기를 치른다. 과연 이정후가 마지막 리허설에서 또 어떤 놀라운 타구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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