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띄울수록 적자" 운항 중단에도...지원 없이 '각자도생'

파이낸셜뉴스       2026.03.22 15:32   수정 : 2026.03.22 15:32기사원문
에어부산·에어로케이 4월 비운항 결정에
오히려 "과도한 유류할증료 인상 자제" 주문
LCC들 "5월 더 문제" 운항중단 확산 우려 고조





[파이낸셜뉴스]정부가 중동 전쟁발 에너지 대란과 고환율 직격탄을 맞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에 대한 지원에서 사실상 손을 뗀 것으로 확인됐다. 에어부산과 에어로케이항공 등 일부 항공사들이 고유가로 인한 비운항 결정을 내렸음에도, LCC들은 정부 지원 없는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정부는 항공사들에게 고유가로 인한 유류할증료 인상 억제 방안 제출을 요구하면서 LCC들이 생존 기로에 들어선 상황이다.

■"예산 없다"... LCC '각자도생' 내몰려

22일 정부와 항공업계 취재 결과,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열린 항공사 최고경영자(CEO) 안전간담회에서 "유가 급등에 따른 LCC 지원 방안을 검토했지만, 예산이 부족하다"며 사실상 지원 대책 수립에 선을 그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12일 세종청사에 LCC 담당자들을 불러 '중동사태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항공사별로 고유가 지원 방안을 제출했지만, 일주일 만에 돌아온 답변은 '각자도생'이었다.

항공사 관계자는 "LCC들의 고충을 들으려고 마련한 자리였지만, 오히려 '국민들이 4월부터 오르는 유류할증료 때문에 고통받지 않게 조치를 취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간담회 이후 불과 몇 시간 만에, 에어부산이 홈페이지에 고유가로 인한 비운항을 공지했다. 부산발 괌(왕복 14회), 세부(왕복 2회), 다낭(왕복 4회) 등이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도 이날 4∼6월 사이 운항 예정이던 청주발 클락, 울란바토르 등 국제선 4개 노선에 대한 일부 비운항 계획을 안내했다. 비운항은 일정 기간을 정해 실시하는 '한시적 운항 중단'이다.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다시 운항을 할 수 있어 '운항 중단'보다 의미가 약하다.

다만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공식적인 비운항 사유는 '사업계획 변경'으로 돼 있지만, 고유가 때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비행기를 띄울수록 적자인 상황에서,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가 이어지면 비운항을 결정하는 LCC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류할증료 인상 억제?"... 5월이 위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7∼13일) 세계 평균 항공유 가격은 1갤런당 416.67센트로 전달 평균 대비 82.8%, 전년 평균보다 94.4% 폭등했다. 기준환율은 중동 전쟁 발발 전날인 지난달 27일 달러당 1424.5원에서 이날 기준 1499.7원으로 70원 넘게 올랐다.

문제는 5월이다. 가정의 달 5월은 국제선 여객 수요가 몰리며 비수기에서 본 손실을 만회하는 달이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고 고환율 기조가 유지되면 유류할증료 상승으로 인한 국제여객 수요 감소와 더불어, 항공사들의 유류비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은 유가 및 환율 헤지(위험회피) 수단이 있어 비용 압박을 버틸 수 있지만, LCC들은 사실상 헤지 수단이 전무하다.


LCC들이 생존의 갈림길로 몰리는 상황에서 국토부는 과도한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인한 국민 피해 최소화를 주문했다. 국내 항공사들이 4월 유류할증료를 대부분 3배 이상 인상한 데 따른 대책 마련을 요구한 것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폭등한 유류비의 절반 이하만 유류할증료를 통해 상쇄할 수 있고, 남은 비용은 전부 항공사의 부담"이라며 "여객 수요 침체는 항공사에서도 중요한 문제인 만큼 유류할증료 감경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는 오래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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