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위기” 호르무즈해협에 막힌 비료...추경 반영한다
파이낸셜뉴스
2026.03.22 10:45
수정 : 2026.03.22 10: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전 세계적인 농산물 비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주요 농업 국가들이 핵심 비료 원료인 요소를 페르시아만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카타르 등에서 비료 핵심 원료인 ‘요소’를 들여오고 있어 비료 가격 상승이 밥상 물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중동 요소 가격은 t당 715달러다. 불과 지난달(t당 485달러) 대비 한 달 새 47.4% 상승했다. 2024년(t당 342달러) 및 2025년(t당 416달러) 대비해서도 각각 109.1%, 71.9% 오른 가격이다. 다만, 중국 발(發) 요소수 대란이 발생했던 2021년 12월 t당 933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은 요소를 한해 34만9555t 수입했다. 이중 남해화학, 풍농, 팜한농 3개 기업이 국내 수입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중동 요소 값이 급증한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이중 공급 충격’ 때문이다. 무기질비료(화학비료)는 공기 중 질소와 천연가스(LNG)에서 얻은 수소를 결합해 암모니아를 만들고 다시 이를 가공해 요소를 원료로 생산한다. 한국은 LNG와 요소 모두를 중동에 상당 부문 의존해 동일한 공급망에서 2가지 충격이 발생하는 구조다. 한국은 LNG는 약 30%, 요소 약 38.4%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한다. 전 세계적으론 LNG 약 20%, 요소 약 50%가 페르시아만 국가로부터 나온다.
요소를 100% 수입해 생산하는 국내 비료 업체들은 중동 외 다른 공급처를 알아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요소 수입 1위 교역국은 중동에 위치한 카타르(19.5%)이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중국(19.0%)이 높았다. 현재 5월 초까지 사용할 비료 원재료만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춘근 한국비료협회 전무는 “중동으로부터 요소뿐만 아니라 다른 물동량이 다 멈췄다”며 “비료 업체들이 환율, 국제 거래가격, 품질, 운임료를 따져 다른 나라로부터 요소를 조달하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획예산처와 농식품부는 전쟁 추경 내 비료 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전년 대비 올해 비료 관련 예산이 대폭 줄어서다. 비료 생산업체 대상 ‘무기질비료 원료 구입자금 지원사업’ 재정 규모는 올해 2000억원으로 지난해 5000억원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무기질비료 원료구입자금 지원사업은 무기질비료 생산업체가 원료를 구매할 때 필요한 비용을 은행에서 대출하면 국비로 이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또한 농업인 비료 구매를 지원하는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및 수급안정지원’ 경우 올해 예산은 156억원으로 지난해 255억원 대비 줄었다.
농업 단체들은 비료 가격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무기질비료원료 구매자금 △유가연동 보조금 △농사용 전기 에너지 바우처 △사료원료 구매자금 △도축장 전기요금 특별지원 등을 이번 추경에 포함해줄 것을 주장했다. 앞서 2022년 2회 추경에서도 비료 관련 예산은 추경에 포함됐다.
전쟁 장기화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농산물 가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무기질 비료 원자재 수입 가격이 100% 상승’을 가정해 산업 연관 분석을 할 경우 비료값은 25.75%가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농산물은 △화훼작물 7.50% △벼 6.60% △맥류 및 잡곡 6.42% △채소 6.21% △과실 5.49% △잎담배 4.77% 등이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외 수입 농산물 가격도 비료값 상승으로 오를 수 있다. FAO한국협회에 따르면 페르시아만 지역 요소 수입량은 △인도 41% △태국 71% △남아프리카 67% △브라질 35% 등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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