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된 '정치 검찰'… 10월부터 문 닫는 검찰청, 남은 과제는?

파이낸셜뉴스       2026.03.22 13:57   수정 : 2026.03.22 13:57기사원문
수사권 잃은 공소청, 보완수사권도 뺏기나
법조계 "견제 장치 상실 우려"



[파이낸셜뉴스] 78년간 대한민국 형사사법의 절대 권력으로 군림해 온 ‘검찰’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국회가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법을 처리하며 ‘검찰 해체’라는 거대 설계도를 확정 지으면서 이제 초점은 ‘개혁의 완성’이냐 ‘치안의 공백’이냐라는 실존적 기로로 옮겨붙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부터 수사권과 기소권이 완전히 분리되는 유례없는 실험이 시작되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마지막 방어선인 ‘보완수사권’을 놓고 논란이 여전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여당 주도로 중수청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입법의 핵심은 검사의 수사 개시권을 원천 박탈한 데 있다. 통과된 제정안에는 중수청이 개시한 수사를 공소청 검사에게 의무 통보하거나, 기소 여부를 사전에 검수받도록(검토받도록 혹은 승인받도록) 하는 조항이 삭제됐다. 이로써 1948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8년간 유지되어 온 ‘수사-기소 유기적 결합 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새로 출범할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으로 편제되며 부패, 경제, 방위산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 범죄 등 이른바 ‘6대 범죄’ 수사를 전담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검찰 타이틀’의 특수 수사는 이제 행정부 산하 전문 수사기관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검찰은 그간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거머쥐고 고위공직자와 재계 거물을 정조준하며 ‘거악 척결’의 보루를 자임해 왔다. 그러나 무소불위의 권한은 필연적으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야기했다.

이번 입법으로 검사의 수사 개시 가능성이 원천 차단되면서 향후 쟁점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로 전이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96조 등은 검사가 범죄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판단하는) 때에는 범인과 증거를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치권 강경파는 수사-기소 분리의 완전성을 위해 이 보완수사권마저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사에게 보완수사라는 명분을 남겨둘 경우 경찰 송치 사건의 부실을 이유로 직접 수사에 나서는 ‘우회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면 법조계 일각과 학계에서는 사법 통제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고 경찰에 요구만 할 수 있게 되면 사건이 양 기관 사이를 겉도는 ‘사건 핑퐁’ 현상이 발생해 치안 공백과 국민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사지휘권이 사라진 상황에서 현실적인 통제 수단은 전건 송치와 보완수사뿐"이라며 적절한 통제 장치가 없다면 검찰개혁이 도리어 ‘공룡 경찰’이라는 통제 불능의 괴물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인 역시 "실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수사기관의 ‘답정너’식 짜깁기 수사"라며 "수사기관의 폭주를 막는 사법적 여과 장치로서의 검사 역할을 제한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인권 보호에 부합하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반문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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