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제조기술 학습시켜야

파이낸셜뉴스       2026.03.22 18:14   수정 : 2026.03.22 18:48기사원문

최근 우리 제조업은 중국의 제조업 굴기, 미국 등의 제조업 재무장, 베트남 등의 제조업 진입 가속화 등으로 어려워지는 가운데에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지수는 지난 2014년 약 100에서 2024년엔 약 115로 상승했고, 2026년 1월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1.9% 증가하는 등 최근에도 제조업 생산은 증가세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하는 경우 상황은 다르다.

예를 들어 반도체 제외 생산지수는 2024년 100 미만으로 나타나 다른 제조업이 위축 추세임을 확인해준다. 한편 2010년 한국의 총수출 4664억달러 중 반도체는 507억달러로 반도체가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9%에 불과했으나, 2025년에는 이 비중이 24% 수준까지 높아졌다. 반도체의 중요도가 높아진 것이다. 환영할 만한 일이나 철강, 석유화학, 비철금속, 기계, 전기전자, 디스플레이 등 대부분 제조업 분야의 성장세가 위축되는 점은 문제다.

앞서 말한 대로 이는 대외요인에 기인하는 바가 크지만 주당 52시간 근로제 등 근로 동기 약화, 노동경직성 심화, 대형 노조에 의한 노사갈등 지속, 국내 각종 규제 확대, 만성적 생산인력 부족 등 국내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도 문제다.

특히 제조업 생산인력이 고령화되고 은퇴자가 늘면서 지난 40년간 축적된 제조기술의 유지·발전이 불투명해지는 것도 문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2010년 38.6세, 2019년 42.1세, 2024년 43.4세로 올라가고 있고 2023년 제조업 취업자 기준 60세 이상은 59만9000명, 20대 이하는 55만5000명으로 나타나 제조기술 유지·발전이 하나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찌할 것인가. 해답 중 하나는 제조 현장의 경험과 축적된 기술을 인공지능(AI)이 학습하도록 하여 이를 계승토록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미 AI에 제조기술을 학습시켜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폭스콘산업인터넷 대만공장에서는 AI를 수요예측, 창고·생산 스케줄링, 제품설계, 품질, 조립·테스트에 폭넓게 적용하여 생산효율 73% 향상, 제품 결함 97% 감소, 리드타임 21% 단축, 단위 제조원가 39% 절감을 구현하였다. 지멘스의 중국 난징공장에선 50개 이상 AI 기반 디지털 트윈, 모듈형 자동화를 묶어 운영함으로써 리드타임 78% 단축, 시장 출시기간 33% 단축, 현장 고장 46% 감소, 생산성 14% 향상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있다.
GE헬스케어 베이징공장에선 AI 결함 탐지와 딥러닝을 26개 생산라인에 적용한 결과 사이클타임 66% 단축, 스크랩 66% 감소, 고객불만 73% 감소 등을 구현했다고 한다.

AI 기반 산업용 로봇의 역량은 투입된 데이터와 정보에 의존한다는 점과 우리 제조업 근로자들이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인력 부족으로 사람에게 계승시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장의 생산인력들이 은퇴하기 전에 이를 AI에 학습시켜 계승·발전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산업계는 물론이고 정부도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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