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매도자 기대가격 차이 여전… 주택거래 더 위축될 것"
파이낸셜뉴스
2026.03.22 18:20
수정 : 2026.03.22 18:20기사원문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매물 늘고 청약경쟁률도 확 줄어
다만 가격대별 양극화 심해질듯
무주택자 무리한 대출 자제하고
1주택자는 가격조정 기회 노려야
22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사진)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이같이 짚었다.
그는 "입지보다 금융이 수요를 가르는 기준으로 작동하면서 시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함 랩장은 "6·27 대출 규제는 사실상 '금융판 토지거래허가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수요자가 움직일 수 있는 가격구간 자체가 제한되면서 시장이 가격대별로 나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강남권은 수요가 제한되는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중저가 지역과 일부 경기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는 시장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가구 수준까지 증가했고, 청약경쟁률도 지난해 평균 154대 1에서 올해 37.9대 1로 낮아지는 등 시장 심리도 빠르게 식고 있다.
함 랩장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기대 가격 차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거래공백이 지속되고 있다"며 "당분간은 가격 조정보다는 거래 위축이 먼저 나타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서울은 구조적으로 공급이 제한된 시장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가격 하락보다는 지역별·가격대별 차별화가 심화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그는 '감당 가능한 레버리지'를 꼽았다. 함 랩장은 "부동산은 사이클이 있는 자산인 만큼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출 비중을 과도하게 늘리는 방식은 시장 변동기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집을 사는 수요는 결국 금융조건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주택자에 대해서는 "지금은 무리하게 상급지를 쫓기보다는 자금여력 안에서 접근 가능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도강 등 중저가 지역이나 공공분양 물량 등 현실적인 선택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1주택자에 대해서는 "거래가 위축된 시기에는 매도와 매수가 동시에 어려워지지만, 반대로 가격조정 구간에서는 상급지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며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조급함'이다. "오늘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고 당부했다.
함 랩장은 이를 '불가근 불가원'으로 정의했다. 그는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면 휩쓸리고, 너무 멀어지면 기회를 놓친다"며 "부동산은 결국 평정심으로 접근해야 하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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