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전문 '실용적 매파'… 한은 디지털화폐도 속도낼듯

파이낸셜뉴스       2026.03.22 18:37   수정 : 2026.03.22 21:17기사원문
한은 총재 후보에 신현송
중동 사태로 불확실성 커진 경제
물가안정·성장 사이 균형 '과제'
인플레엔 선제적 금리인상 지지
"난관 잘 헤쳐나가도록 노력할 것"

이재명 대통령이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한 것은 저성장·가계부채·환율 급등 등 복합적 경제 압박 속에서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적임자로 평가한 때문이다.

신 후보자는 BIS 출신으로 금융 사이클과 위험 누적을 면밀히 분석해온 전문가이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경험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한은의 정책 대응과 혁신을 동시에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실용적 매파, 금융 안정 전략가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2일 브리핑에서 신 후보자에 대해 "중동 사태 등으로 국제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물가 안정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기구와 학계, 정책 현장을 모두 경험한 보기 드문 인물"이라며 "국내외 경제를 분리해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전문성이 더욱 빛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경제는 성장과 물가 모두 뚜렷한 반등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성장률은 2% 안팎에 머물고, 물가는 2%대로 둔화됐지만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을 위협하며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자극하는 동시에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키우며 통화정책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한미 금리차 확대는 불가피하다. 이 경우 금리 인하는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금리 동결은 경기 하방 압력을 높이는 정책 충돌이 나타날 수 있다. 가계부채는 여전히 최대 내부 리스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웃도는 가계부채는 금리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크게 높인다. 금리를 내리면 부동산 시장과 신용 팽창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고, 금리를 유지하면 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진다. 경기 대응과 금융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핵심 과제로 부상한 이유다.

이 같은 환경은 BIS 출신인 신 후보자의 정책 성향과 맞물려 주목된다. BIS는 글로벌 유동성과 레버리지 확대를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해온 기관이다. 신 후보자는 금융 사이클과 위험 누적에 대한 경계가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금리 인하보다는 가계부채, 환율, 금융시장 안정을 함께 고려한 '속도 조절형 완화'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인터뷰 등을 보면 신 후보자는 실용적인 매파 성향을 보인다. 인플레이션 대응에는 선제적 금리 인상을 지지하며, 통화정책에서는 금융사이클과 금융 조건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법을 강조한다.

■CBDC·스테이블코인 전문가

신 후보자가 BIS에서 중앙은행 CBDC 연구를 주도해왔던 만큼 한은의 '프로젝트 한강'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CBDC 시스템은 한은이 도매형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면 시중은행이 이를 기초로 예금 토큰을 발행해 소매까지 연결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더욱이 신 후보자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위기 시 본질적 가치인 '단일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리며, 중앙은행 통제에서 벗어나는 화폐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핀테크 등 민간 발행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고, 관련 정책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은 출신인 현정환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누구보다도 CBDC를 많이 연구하고 다뤄본 인물인 만큼 한은이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이 모인 BIS 조직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연결점도 마련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마주한 환경은 단순하지 않다. 2% 안팎의 저성장, GDP 대비 100%를 넘는 가계부채, 1500원선을 위협하는 환율이라는 복합적인 제약 속에서 정책 균형을 찾아야 한다.

현 교수는 차기 한은 총재의 과제를 두고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대외적 요소들이 많지만 이를 감안해 내실 있는 환율 정책, 외환 안정망 구축, 국내 통화정책 수단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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