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혼자선 감당 안된다"… 정부 주도 공급망 관리 필요

파이낸셜뉴스       2026.03.22 18:41   수정 : 2026.03.22 18:40기사원문
(3) 에너지·광물 공급망 재설계 어떻게
시장 다변화·장기 계약·투자에도
민간기업 단독 공급망 구축 한계
운임차액 지원·나프타 비축 시급
민관 공동 조달전략 세워 관리를

중동 정세불안이 장기화되며 원유와 나프타 등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원료 수급불안이 현실화되자 에너지와 핵심광물 공급망을 정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나프타도 비축해야"

22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정유 업계를 중심으로 원료 수급차질 우려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중동산 원유·나프타 도입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원유·나프타 가격 상승과 물량 확보 경쟁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정유업계는 원유 도입선을 중동 외 지역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미국·호주를 비롯해 가이아나, 가봉 등 신규 공급처를 적극 물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중동산 원유 도입 시 운임 차액을 지원하는 정책이 있는 만큼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활용 중인 우회경로 물량에도 동일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프타는 여전히 비축체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종은 LG화학 상무는 "원유나 액화천연가스(LNG)는 국가 전력망 자원으로 인식돼 비축체계가 구축돼 있지만 나프타는 그렇지 못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에틸렌 등 기초유분 비축체계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업계는 원유 도입선 다변화와 전략 비축 확대, 긴급 대응체계 구축 등 공급망 전반을 아우르는 정부 주도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장기계약이 수반되는 에너지 시장 특성상 민간기업이 단독으로 리스크를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핵심광물 전 주기 지원체계 시급"

이 같은 흐름은 핵심광물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희토류는 전기차·반도체·풍력·방위산업 등에 필수적인 전략자원이지만, 국내 생산 기반이 없어 원료 확보부터 가공까지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분리·정제에 필요한 불화물·염화물 등 중간소재까지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어 공급망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내재돼 있다는 평가다.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 첨단산업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진규 한국희토류산업협회 전문위원은 희토류 등 핵심광물에 대한 별도 법·제도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수소법과 유사한 체계로 희토류 산업을 지원하는 특별법이 필요하다"며 "국가 차원의 생태계 구축과 기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소재까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기업이 단독으로 공급망을 구축하기는 어렵다"며 "정부가 산업 기반과 투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급망 대응을 원료 확보에 그치지 않고 가공·재자원화까지 포함한 '전 주기 전략'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원료 확보부터 가공, 재자원화까지 이어지는 종합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며 "외교·통상·금융 지원을 통한 공급선 다변화와 가공기술 R&D·실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학연 협력과 민관 공동 조달전략을 통해 에너지와 핵심광물을 국가 전략자산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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