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걸프國… 이란의 공격 받자 반격 가담 만지작

파이낸셜뉴스       2026.03.23 06:16   수정 : 2026.03.23 06: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쟁 발발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충돌을 경고했던 걸프 지역 국가들이, 이제는 오히려 이란 정권의 군사력을 확실히 무력화할 때까지 공격을 지속할 것을 미국에 촉구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 카타르 등 주요 걸프국가 고위 관리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란이 더 이상 위협이 되지 못할 정도로 군사적 역량이 완전히 꺾인 채 전쟁이 끝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전쟁 초기, 걸프 국가들은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에 반대했으나 전쟁이 시작되자 이란은 자신들을 공격한 미·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사우디, UAE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전체를 대상으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시작했다.

이란은 이러한 보복이 걸프 국가들을 압박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휴전을 요구하게 만들 것으로 계산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고 지역 경제의 젖줄인 석유·가스 생산 및 관광업이 타격을 입자, 걸프 국가들이 “이란을 무장된 상태로 남겨두는 것이 더 큰 재앙”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등 변화가 생겼다고 TOI는 전했다.

한 걸프국 관리는 “현재 이란이 GCC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는 무기 체계를 그대로 보유한 채 전쟁이 끝난다면 그것은 전략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제조 시설이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공세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류가 급변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일부 국가는 미국 및 이스라엘과 손잡고 이란 타격에 직접 동참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란이 다시는 이웃 나라를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세대적 차원의 타격(generational damage)’을 입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모든 걸프 국가가 이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오만은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는 것이 모두의 국익에 부합한다”며 여전히 조기 종전을 주장하고 있다.

걸프 국가들의 분노는 일차적으로 이란을 향하고 있지만, 미국의 안보 우산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 관리는 “이란의 보복에 대한 미국의 대비가 불충분했다”며 “앞으로 미국에만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고 안보 파트너를 다변화할 것”이라고말했다.


또한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에도 먹구름이 끼어 있다. 이란의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를 공격한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벌이고 있는 지상전 및 공습이 걸프국들의 반감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교관은 “가자의 비극을 잊지 않은 지역 정서 속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벌이는 민간인 피해는 이란의 전력을 약화시키며 쌓은 최소한의 우호적 분위기마저 갉아먹고 있다”고 TOI에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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