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다음은 물'…이란, 담수화 시설까지 겨눈다

파이낸셜뉴스       2026.03.23 10:08   수정 : 2026.03.23 10:04기사원문
'생존 인프라'로 번진 중동 전쟁

[파이낸셜뉴스] 이란 전쟁 과정에서 해수 담수화 시설이 주요 공격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군 통합 작전 지휘본부 하탐 알 안비야는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는다면 발전소를 파괴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에 반관영 타스님통신을 통해 "만약 적에 의해 이란의 연료 및 에너지 인프라가 공격 받을 경우, 해당 지역 내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 소유의 모든 △에너지 △IT △담수화 시설이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건조 기후대에 속한 중동 국가들은 해수 담수화 시설을 통해 식수와 산업용수를 공급 받고 있어 전 세계 담수화 시설 용량의 42%가 중동 지역에 집중돼 있다.

2022년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보고서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식수의 42% △사우디아라비아 70% △오만 86% △쿠웨이트 90%를 담수화된 물이 차지하고 있다.

이란이 중동 국가들의 담수화 시설을 공격하게 되면, 산업용수 부족 등 경제적 가치를 넘어 UAE 두바이·사우디 리야드 등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 지역의 인도주의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수자원 경제학자 에스테르 크라우저 델부르는 "담수화된 물이 없다면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며 "담수화 시설이 파괴될 경우 대도시에서 대탈출이 발생하거나 배급제가 실시되는 상황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수 담수화 시설이 방어에 취약한 지역에 주로 자리 잡는다는 점도 문제다. 해수 담수화 시설은 해수를 직접 취수해야 하므로 해안선을 따라 얇고 넓게 펼쳐진 공간에서 건설된다.
이들 시설은 펌프와 취수 시스템에 약간의 물리적 손상만 입어도 장기간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 크라우저 델부르는 "수자원을 감히 공격하는 첫 번째 진영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한 전쟁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역시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전력은 걸프·아랍 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인 물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면서 "물 공급 차질은 세계에서 물 부족이 가장 심각한 국가들의 일상생활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